“기준치 7배” 수입산 관리 구멍
최근 대진침대에서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된 데 이어 중국에서 들여온 게르마늄 라텍스 침대에서도 고농도 라돈이 검출됐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환경단체는 수입제품에 대해서도 방사능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30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라돈 침대 관련 3차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산 게르마늄 라텍스 침대의 라돈 검출 결과를 공개했다. 센터와 ‘태양의학교’는 지난 26일 경기 고양 일산동구 거주자로부터 제보를 받아 중국에서 구매한 게르마늄 라텍스 침대의 라돈 농도를 측정하자 안전기준인 140베크렐(Bq/㎥)의 7.2배인 1,075베크렐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것으로, 현지 판매점에 따르면 이 제품의 80%는 호주, 유럽으로 판매된다. 기자회견 현장에서도 라돈 측정기를 가동한 지 10분이 지나자 278베크렐, 20분이 지나자 431베크렐이 찍혔다.
이성진 환경보건시민센터 사무국장은 “수입 제품에 대한 정부의 안전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며 “게르마늄이나 라텍스 성분자체에서 라돈이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은 관련 부처에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안위 관계자는 “센터가 말한 라텍스 제품은 정식 수입제품이 아니라 개인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한 것이어서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상 가공제품 안전기준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고 밝히고, “다만 관계 부처와 함께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또 서울 종로구 명륜동 거주자로부터 제보를 받아 토르말린 침대 방사능을 측정한 결과, 이 침대에서는 시간당 0.868μSv(마이크로시버트)가 측정됐다고 밝혔다. 자연상태의 연간 피폭 한계치인 1밀리시버트의 7.5배로, 제품 허가 기준치의 2.5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센터 관계자는 “여러 매트리스에서 잇따라 높은 방사능 수치가 검출되자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방사능 안전 관리를 전적으로 제조업자의 자율에만 맡기고 있는데, 수입 제품을 포함해 정부가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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