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가족들에 상당한 강압… 결정에 영향”
다만 “돌아가길 원하면 그러게 허용해야”
2년 전 집단 탈북한 중국 소재 북한식당(류경식당) 여종업원들이 재북(在北) 가족의 신변 안전 걱정에 행선지를 몰랐다고 유엔 측에 허위를 진술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국제 인권단체에 의해 제기됐다.
1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의 인권 유린을 꾸준히 비판해 온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소속 존 시프턴 아시아인권옹호국장은 10일(현지시간) RFA에 보낸 이메일에서 “탈북 여종업원 12명의 북한 내 가족들에게 상당한 강압이 가해지고 있고 이는 그들(여종업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한 일부 종업원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채 한국에 왔다’고 답했다”는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10일 서울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서다. 시프턴 국장의 언급은 여종업원들이 북한에 남아 있는 자신의 가족들이 당할 수 있는 위험을 우려해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는 식으로 킨타나 보고관에게 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라고 방송은 부연했다.
조사 결과가 왜곡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은 처음이 아니다. 미 워싱턴 민간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잰 숄티 대표도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종업원들이 사정을 솔직히 털어놓기가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여종업원들이 자유 의사에 따라 입국한 것으로 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뒤 “그간 (탈북 종업원) 당사자들이 가족의 안위 등을 감안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본인들의 의사가 대외적으로 명확히 공개되거나 알려지는 것을 꺼려 왔고 그런 상황에서 현황을 명확히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자기 거취는 스스로 결정하도록 놔둬야 한다는 게 인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시프턴 국장은 “탈북 여종업원들 중 누군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그렇게 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에 남기로 하든 다른 결정을 하든 그들 자신이 내려야 할 결정이고 그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는 킨타나 보고관의 주문과 같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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