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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Jena Six(9.20)

입력
2018.09.20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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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지나 식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 colorofchange.org
2007년 9월 '지나 식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 colorofchange.org

지나(Jena)는 ‘딥 사우스’라 불리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중부의 주민 3,000명 남짓의 작은 농촌 마을이다. 주민의 85%는 백인이고, 12%는 흑인, 나머지 3%는 선주민과 아시아계, 히스패닉 등이다. 2007년 9월 20일, 그 마을에 시위대 2만여명이 집결했다. 주변 도로가 밀려 마을 외곽에 주차한 뒤 다운타운까지 걸어온 이들도 부지기수였다. 멀리 LA와 워싱턴D.C.에서 온 이들도 있었고,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Jesse Jackson) 목사, 저명 목사 겸 방송인 알 샤프턴(Al Sharpton), 마틴 루터 킹 3세도 동참했다. 1960, 70년대 시민권운동 시대 이후 최대 규모였다. ‘지나 식스(Jena Six)’라 불리던 마을 흑인 소년 6명의 백인 학생 폭행 사건 마지막 판결이 있던 날이었다.

2006년 12월 4일, 마을 유일의 고교인 지나 고교 백인 학생 저스틴 바커(Juston Barker)가 흑인 학생 6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바커는 병원 응급실에서 3시간 동안 치료를 받았다. 그는 눈두덩이 심하게 부었고, 경미한 뇌진탕 증상을 겪었다. 경찰과 검찰은 가해자들을 체포, 14세 제시 레이 비어드(경범죄)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을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그중 경범죄 전과가 있던 16세 마이클 벨은 소년법원이 아닌 일반 법정에 서게 했다. 터무니없는 법의 횡포에 흑인 주민들의 항의가 시작됐다. 먼저 부모들이, 이웃들이, 인근 지역 흑인들이 분노를 터뜨렸고, 점차 미국 전역으로 저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타임캡슐에서 갓 꺼낸 듯한 ‘지나’의 인종차별 실상이 폭로됐다.

교정에 ‘백인 나무’란 게 있어서 그 나무 그늘에는 백인 학생만 앉던 일, 사건 직전인 그해 8월 한 흑인 신입생이 학교장 허락을 받아 친구들과 그 그늘에 앉았더니 다음 날 나무에 올가미가 내 걸린 일. 흑인 노예들에게 가하던 린치의 상징이었다. 올가미를 건 백인 학생 3명은 퇴학 처분을 받았지만, 전원 백인인 학교교육위원회는 “악의 없는 장난”이라며 3일 정학으로 처벌을 경감했다. 그런 일들이 부지기수였다.

주 법원은 5명에게 단순폭행 혐의로 각각 7일 보호관찰과 500달러 벌금형을 선고했고, 벨에게는 18개월 청소년 교정형을 선고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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