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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속옷은 이제 그만’…여성 속옷 시장에 새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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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속옷은 이제 그만’…여성 속옷 시장에 새 바람 분다

입력
2018.09.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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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코닉의 브라렛 제품. 신세계백화점 제공
엘라코닉의 브라렛 제품. 신세계백화점 제공

화려한 디자인의 여성용 속옷이 퇴조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고 편안한 착용감을 강조한 속옷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페미니즘과 ‘자기 몸 긍정주의’가 확산하면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몸매를 강조하는 속옷을 입기보다 자신의 신체에 가장 잘 맞고 편한 착용감을 주는 속옷을 입는 여성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25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이 백화점의 란제리 편집숍 ‘엘라코닉’의 전체 판매량에서 70%를 자체 브랜드(PB) 언컷 제품들이 차지했다. 1년여 전 론칭한 엘라코닉의 언컷은 와이어나 컵, 패드가 없는 홑겹 브래지어인 ‘브라렛’ 제품을 주로 내놓고 있다. 엘라코닉 관계자는 “가슴 압박을 최소화하는 브라렛은 가볍고 편하다는 장점이 있어 처음 접해 본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높다”며 “이달 출시한 언컷의 ‘컴포트 볼륨 브라렛’은 출시 일주일 만에 인기 사이즈가 품절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해외 속옷 업계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화려하고 도발적인 속옷으로 유명한 미국 여성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은 2015년을 정점으로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빅토리아 시크릿 전 세계 매장의 1평방피트(약 0.09㎡)당 평균 연간 매출은 2010년 663달러에서 2012년 817달러, 2015년 864달러까지 뛰었다가 2016년 844달러, 지난해 784달러로 줄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기업인 L브랜드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7억 2,800만달러로 2015년보다 21%가 감소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섹시 마케팅은 여성의 성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비판과 함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 4월 미국의 18~49세 여성을 대상으로 빅토리아 시크릿의 평판, 구매 경험, 만족도 등을 조사한 결과 세 지수 모두 2016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매니징 디렉터 랜디 코닉은 미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빅토리아 시크릿은 망가졌고 소비자들은 다른 곳에서 속옷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유니클로의 ‘와이어리스 브라’ 제품은 이 같은 바람을 타고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이상 늘었다. 유니클로의 일본 여성 속옷 시장 점유율은 2012년 15.5%였는데 지난해에는 20.0%까지 확대되며 현지 업계 1위 업체인 와코루홀딩스(20.1%)를 불과 0.1% 차이로 따라잡았다.

비비안의 리얼 마이 핏 브라. 비비안 제공
비비안의 리얼 마이 핏 브라. 비비안 제공

국내 속옷 업체들도 와이어나 패드를 줄여 편안하고 안정적인 착용감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늘리고 있다. 여성 속옷 브랜드 비비안은 올 여름 브라렛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기존 와이어보다 탄성이 좋아 유연한 와이어를 사용한 ‘리얼 마이핏’ 제품을 출시했다.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올해(1~8월) 브라렛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49%나 급증하는 등 소비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 커머스 업체 블랭크코퍼레이션의 패션 자회사 뷰에누보는 17일 여성 속옷 브랜드 ‘비브비브’를 론칭했는데 ‘자기 몸 긍정주의’를 표방하며 와이어 양을 대폭 줄인 하이브리드 브라렛과 위생속옷 등을 내놓았다.

강지영 비비안 디자인 팀장은 “여성들이 속옷을 고를 때 편안한 착용감을 중요시하면서 와이어 없는 브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브라렛은 특히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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