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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남해서도 기죽지 않은 콩레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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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남해서도 기죽지 않은 콩레이… 왜?’

입력
2018.10.10 04:4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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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호 태풍 ‘콩레이’(KONG-REY)가 제주를 향해 북상 중이던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시 위미리 해안에 높은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뉴스1
제25호 태풍 ‘콩레이’(KONG-REY)가 제주를 향해 북상 중이던 지난 5일 제주 서귀포시 위미리 해안에 높은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뉴스1

“태풍 콩레이의 강도는 2016년 차바보다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을 휩쓸고 지나간 태풍 짜미보다 강력한 콩레이의 북상 소식에 전국이 긴장하던 지난 4일 오후 기상청은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보통 태풍은 26도 이상 데워진 바다 위에서 열에너지를 흡수해 그 세력을 유지하거나 키우는데, 당시 남해의 수온은 22~25도 안팎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예상은 빗나갔다. 식어 버린 남해를 지나면서도 콩레이의 세력은 6일 오전 통영에 상륙할 때까지 그대로였다.

3명의 사망ㆍ실종자와 경북 영덕ㆍ포항 지방에 큰 피해를 남긴 콩레이가 상륙직전 일반적인 태풍과는 매우 다른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 당국은 아직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 가운데 학계에서는 온난화로 태풍 시즌이 가을까지 이어지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일 콩레이의 세력은 오전 3시 중심기압 975hPa(헥토파스칼)에 최대풍속 시속 115㎞ 수준이었다. 24시간 후에는 중심기압 985hPa에 최대풍속 시속 97㎞ 수준으로 약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콩레이는 6일 오전 9시50분 경남 통영에 상륙할 때까지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을 그대로 유지했다. 무려 27시간, 1,000㎞ 가까이를 이동해 오면서도 전혀 강도가 약해지지 않은 것이다. 당시 통영 앞바다의 수온은 22도 안팎이었다.

차바는 비슷한 ‘가을 태풍’으로 꼽히지만 양상이 확연히 달랐다. 2016년 10월 5일 낮 12시쯤 부산을 스치듯 지나간 차바는 중심 기압 985hPa에 최대풍속 시속 115㎞로 기록됐지만 24시간 전 중심기압 940hPa, 최대풍속 169㎞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약해진 것이었다. 당시 남해의 수온은 23~25도로 콩레이 때보다 오히려 높았다. 뿐만 아니라 콩레이가 상륙한 시점에 통영의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31.3m로 측정돼, 최근접 시점의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28.3m(부산)였던 차바보다 바람의 위력도 더 강했다.

25호 태풍 콩레이와 2016년 18호 태풍 차바의 상륙 전 강도 변화=그래픽 김경진기자
25호 태풍 콩레이와 2016년 18호 태풍 차바의 상륙 전 강도 변화=그래픽 김경진기자

김진철 국가태풍센터장은 “태풍은 보통 따뜻한 바다에서 열기가 공급되거나 주변에서 뜨거운 바람이 유입되면 세력이 유지ㆍ강화된다”면서도 “콩레이가 오래 세력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콩레이 북상 당시 한반도 주변 기류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태풍 주변에 고기압이 형성이 되면 기압 경도가 커지면서 바람도 더 강해지는 경향이 생긴다”며 “중국 쪽에 있던 대륙 고기압과 일본 쪽에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 저기압인 콩레이가 끼면서 낮은 수온에도 불구하고 콩레이 강도가 오래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람은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기압차가 클수록 강하게 부는데 강한 저기압인 태풍 주변에 고기압이 위치하면서 태풍의 위력이 오래 유지됐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온난화 등이 원인으로 꼽히는 10월 태풍이 점점 늘고 있는 만큼 콩레이처럼 저수온 영역을 거치고도 위력이 줄지 않는 가을 태풍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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