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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직격탄 영덕, 더디기만 한 복구… 애타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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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직격탄 영덕, 더디기만 한 복구… 애타는 민심

입력
2018.10.10 16:31
수정
2018.10.1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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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지역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강구면 강구시장 상가를 찾아 수해 복구를 돕고 있다. 영덕=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지역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이 강구면 강구시장 상가를 찾아 수해 복구를 돕고 있다. 영덕=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제25호 태풍 콩레이로 가장 큰 수해를 입은 경북 영덕군은 300㎜가 넘는 물폭탄을 맞아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지 5일이 지났지만 상가 대부분이 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복구가 더딘 실정이다.

10일 영덕지역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낸 강구면 강구시장 일대는 바람이 불 때 마다 태풍 때 불어난 물에 쓸려 와 도로에 남은 흙 모래가 봄철 황사처럼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강구면 상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강구농협 하나로마트는 지하 창고가 침수돼 문을 열지 못했고, 마트 옆 강구농협 주유소도 주유기 6기가 모두 고장 나 뚜껑을 열고 말리기 바빴다.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영덕군이 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강구면 강구초등학교 운동장 담이 무너져 있다. 영덕=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영덕군이 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강구면 강구초등학교 운동장 담이 무너져 있다. 영덕=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강구농협뿐만 아니라 근처 강구시장 안팎의 대다수 상가들이 영업재개를 미루고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과 물에 빠져 망가진 집기를 꺼내 씻거나 쓸만한 물건을 찾기 분주했다.

영덕군 강구면은 포항~울진간 7번 국도가 가로지르며 지역 특산품인 대게 판매장이 밀집한 영덕의 대표적 관광지다. 10일 영덕군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에서 6,000명의 자원봉사자가 찾아 수해 복구를 도왔다. 하지만 전례 없는 태풍 피해로 5일이 지나도록 여전히 문도 열지 못한 상가가 대부분이었다.

복구가 더디면서 수해가 컸던 원인으로 지목되는 철도 강구역사와 동해중부선 철로, 배수펌프장 작동 여부 등의 조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영덕군 강구면 일대가 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주민들 사이 수해 원인으로 올 1월말 개통한 철도 강구역사와 동해중부선이 성곽처럼 높이 지어져 빗물의 분산을 막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붉은 색 동그라미는 강구역사와 동해중부선이 들어서고 난 후 유일하게 차량과 사람이 다닐 수 있는 통로. 영덕=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경북 영덕군 강구면 일대가 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주민들 사이 수해 원인으로 올 1월말 개통한 철도 강구역사와 동해중부선이 성곽처럼 높이 지어져 빗물의 분산을 막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붉은 색 동그라미는 강구역사와 동해중부선이 들어서고 난 후 유일하게 차량과 사람이 다닐 수 있는 통로. 영덕=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지역 주민들은 올 1월말 개통한 철도 강구역사와 동해중부선 철로가 약 10m 높이의 성곽처럼 높이 지어져 고지대에서 흘러내리는 물의 분산을 막았고, 역사 아래 저지대인 강구시장 일대 침수 피해를 키웠다고 말한다. 실제 강구역사 주변은 300m이상 길이의 동해중부선 철로가 약 10m의 높이의 댐처럼 들어서 강구면 오포리 마을을 가르고 있다. 성벽 같은 철로의 통로는 강구역사 아래 차량과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왕복 2차선의 도로와 도로 양쪽으로 폭 1m씩 만들어진 인도가 유일하다.

영덕군 강구면 농민 김성열(63)씨는 “평생 같은 곳에서 농사를 지었지만 태풍으로 이렇게 망치기는 처음이다”며 “강구역사 때문에 산 위에서 흘러 내린 물이 제대로 빠지지 못했는지 역사와 철로 뒤쪽 고지대 논의 벼가 많이 쓰러졌다”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대게'로 유명한 경북 영덕군 강구면 일대가 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강구역 근처에서 농사를 짓는 김성열(63)씨가 쓰러진 벼를 바라보고 있다. 영덕=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대게'로 유명한 경북 영덕군 강구면 일대가 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강구역 근처에서 농사를 짓는 김성열(63)씨가 쓰러진 벼를 바라보고 있다. 영덕=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또 다른 원인으로 강구농협 하나로마트 뒤 배수펌프장이 주목 받고 있다. 배수펌프장은 올 7월 영덕군이 100억 원을 들여 설치한 것으로, 태풍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6일 오전 7시부터 가동했으나 오전 11시 30분쯤 침수로 작동이 중단됐다.

남영래 영덕군의원(영덕읍ㆍ강구면ㆍ남정면ㆍ달산면)은 “배수펌프장을 짓는데 100억이나 많은 돈을 들였지만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 너무 작아 제기능을 못했다는 주장도 있다”며 “아직은 복구가 우선이라 마무리되면 수해가 이렇게 큰 이유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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