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건강보험청구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1,28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형외과는 전체의 절반 이상이 건보 청구를 전혀 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혹시 건강보험 급여대상인 진료조차 급여 신청을 하지 않고 모두 환자에게 부담시켰거나, 아예 건강보험 적용 진료를 사전에 거부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2017년 진료비확인청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진료비를 환자에게 모두 부담시켰다가 환자의 진료비 확인신청으로 적발돼 환불한 금액은 약 1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3년간(2015~2017년)동안 건강보험청구가 단 한 건도 없는 의료기관은 모두 1,286곳으로, 이중 의원급 의료기관이 1,185곳을 차지했다. 건강보험청구를 하지 않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표시과목별로 살펴본 결과, 진료과목이 표시되어 있지 않거나 일반의가 진료하는 의원이 592개 기관으로 가장 많았고 전체 동일유형 의료기관 중 6.8%에 달했다.
특히 성형외과 의원은 562곳으로 두 번째로 많았지만 전체 동일유형 의료기관(945개) 대비 59.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형외과 10곳 중 6곳은 모든 진료를 비급여로만 처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중 강남구에 위치한 A성형외과(의원급)의 경우 최근 3년간(2015년~2017년) 건강보험을 한 건도 청구하지 않았지만, 같은 기간 총 8억5,919만원 정도의 의약품을 공급받았고 이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도 7억1,219만원에 달했다.
정춘숙 의원은 “우리나라는 모든 병의원 및 약국 등 요양기관에 대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적용하고 있어 어느 곳에 가더라도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들이 건강보험을 청구하지 하지 않았는지 혹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 자체를 거부했는지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청구를 하지 않는 의료기관 중 부당행위가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해 즉각 현지조사를 실시하여 국민들이 부당한 진료비를 부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가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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