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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평화 여정에 축복이 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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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평화 여정에 축복이 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입력
2018.10.19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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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청을 예방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하자 내놓은 답변이다. 세계 평화의 사도인 교황이 사실상 북한의 방북 요청을 수락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로써 교황의 역사적인 북한 방문이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 땅에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는 것은 한반도 평화 여정에 축복임이 틀림없다. 아무쪼록 교황의 첫 방북이 순조롭게 진행돼 한반도 평화와 북한 개혁ㆍ개방을 인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즉위 이듬 해인 2014년 한국 방문 이후 한반도 평화 여정의 고비마다 기도와 축원을 아끼지 않았던 교황이 다시 한번 한반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시한 것이다. 교황은 올해 2월 이백만 주교황청 한국대사의 신임장을 제정할 당시 “내 가슴과 머리에 항상 한반도가 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북미 관계 개선에 각별히 주목하고 있다”는 평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한반도와 전 세계 평화를 보장하도록 긍정적인 진로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는 회담이기를 기원한다”고 특별기도를 올렸다. 교황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사실상 수락한 데는 한반도를 향한 이런 각별한 애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은 평화의 사도로서 전 세계 곳곳의 분단과 고통의 현장을 누벼온 광폭 행보의 일환이기도 하다. 한국 방문에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지역을 방문했던 교황은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및 콜롬비아 평화협정 타결에도 깊숙이 간여했다. “사제가 할 일은 분리와 단절의 벽을 제거하고 형재애의 다리를 놓아 주는 것”이라는 교황의 신념에 따르면 천주교 사제가 한 명도 없는 북한의 종교 현실 등은 사소한 장애물에 불과하다. 도리어 교황의 방북은 북한의 종교 및 인권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켜 북한을 개혁ㆍ개방으로 인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바티칸과 북한의 수교까지 이뤄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에 앞서 교황의 방북을 한반도 평화 여정의 획기적 전기로 만들기 위한 북한의 노력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교황에게 보낸 구두 평양 초청장에서 개혁ㆍ개방과 정상국가를 향한 의지를 읽을 수 있긴 하지만 진심으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려 한다면 비핵화의 진정성으로 화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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