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특정인이 재판부 지정 우려” 반대 입장
안철상 대법원 법원행정처장은 29일 정치권의 특별재판부 설치 추진과 관련해 “전례가 없는 일이고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있어서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안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공식적인 의견은 제출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정치권의 특별재판부 추진과 관련해 나온 사법부의 첫 입장표명이다.
안 처장은 “사건 배당이야말로 재판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정인이 (재판부를) 지정한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면서 “사법부 예규에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한 제도적인 정치가 있고, 예규에 따르는 것이 사법부가 취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외부세력에 의해 재판부 구성이 이뤄진다면 사법부독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는 질의에 대해 “그런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안 처장은 “(특별재판부가 설치된다면) 특별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특별재판부 설치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사법부가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불편부당한 재판이 이뤄지도록 특정 판사를 배제하는 것이 국회의 임무'라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질의에 “소극적으로 법관을 배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구체적으로 사건을 맡을 판사를 적극적으로 지정하는 것은 문제”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지난 8월 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대표발의를 한 바 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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