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올해 매출 36조원 예상… 전자상거래 전용 통신위성까지 쏴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도 글로벌 소비시장으로서의 무한한 잠재력을 과시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중국 광군제(光棍節ㆍ독신자의 날)의 올해 각종 매출 관련 기록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광군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매년 11월11일 개최하는 전 세계 최대 규모 할인행사. 올해로 10회째다. 이날 0시 행사가 시작된 뒤 거래 규모가 100억위안(약 1조6,200억원)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분5초였다. 지난해 3분1초에 비해 1분 가까이 앞당겨진 것이다. 거래액이 1,000억위안(약 16조2,000억원)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도 1시간47분으로 2시간이 채 안됐다.
중국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앱 애니’는 이날 하루 광군제 예상 매출액을 지난해(253억달러ㆍ약 25조6,000억원)보다 훨씬 많은 320억달러(약 36조1,000억원)로 예상했다. 실제 지난해 매출 기록은 오후 3시가 되기 전에 이미 깨졌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이날 매출 규모가 340억달러(약 38조3,900억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광군제 매출액은 이미 지난해에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데이 거래액의 합을 넘어섰다.
중국 국내와 해외 구매자들은 T몰(톈마오)을 비롯한 알리바바의 여러 사이트로 몰려들어 전자제품과 화장품 등을 사들였다. 최고의 인기 브랜드는 샤오미(小米)와 애플, 다이슨 등이었다. 2009년 광군제 첫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는 불과 27개였지만, 올해 알리바바는 전 세계 18만개 브랜드에 50만개 아이템을 준비했다. 지난해 의상ㆍ화장품 등 주요 소비재의 판매 과정에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했던 알리바바는 올해 전 세계 네티즌들을 겨냥해 전자상거래 전용 통신위성까지 쏘아올렸다.
올해에도 해외직구 1, 2위는 각각 일본과 미국이 차지했다.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파로 5위까지 밀렸던 한국은 3위 자리를 다시 회복했다. 다만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광군제 전야제 행사엔 K팝이 올해에도 등장하지 못한 반면 일본의 인기 개그우먼이 첫번째 외국인 출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앞서 지난 5~10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선 총 578억달러(약 65조원) 규모의 수입 구매계약(양해각서 포함)이 체결됐다. 첨단장비 164억6,000만달러, 소비가전 43억3,000만달러, 자동차 119억9,000만달러, 의류 및 일용 소비재 33억7,000만달러, 식품ㆍ농산물 126억8,000만달러 등이다. 이번 박람회에는 151개 국가ㆍ지역에서 3,617개 기업이 참가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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