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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 경제정책 전환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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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 경제정책 전환 시사

입력
2018.12.04 17:38
수정
2018.12.04 23:3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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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 후보자 청문회… 임금격차 해소ㆍ일자리 창출 미흡 인정… 야 “예스맨” 자질 공격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소득주도성장 정책 성과가 미흡하다며 인정하고 혁신성장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 기조의 중심 축을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전환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논란이 됐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선 속도조절을 위해 내년부터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바꾸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홍 후보자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우선순위에 대해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은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엄정한 경제 상황을 볼 때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는 게 시급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또 소득주도성장이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데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주요 노동 정책들이 성급하게 추진됐다며, 일부 수정ㆍ보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홍 후보자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성과가 미흡한 부분은 임금격차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라며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52시간 단축 등 일부 정책이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경제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개편해 최저임금 인상 폭을 조정하겠다는 게 홍 후보자의 생각이다. 그는 “내년부터 최저임금 지불능력이나 시장 수용성, 경제 파급 영향을 감안해 결정돼야 한다. 여러 지표와 지불능력을 봐서 합리적인 인상 구간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ㆍ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요구에 대해선 “많이 검토했지만, 현장에서 작동되는 어려움이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 후보자는 광주형 일자리를 모델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는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타결됐다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다른 지역에서 유사한 형태로 노사와 지자체 정부가 합의해서 일자리 모델을 신청하면 유사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공감했다.

혁신성장 정책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를 위해 관광ㆍ의료ㆍ물류ㆍ게임산업 활성화 정책을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산업 구조개혁도 주요 정책으로 꼽으며 “제조업 스마트화와 선제적 사업재편, 산업 간 융복합 등을 통해 기존 주력업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임대주택 등록의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강 의원의 관련 질의에 “임대료 급등과 공급 위축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1~2년간 동향을 보고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홍 후보자의 자질과 병역면제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홍 후보자를 향해 ‘예스맨ㆍ청와대 바지사장’이란 표현까지 쓰며 소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동연 부총리가 청와대와 각을 세우니 예스맨인 홍 후보자를 임명했다”고 말했고, 같은 당 이종구 의원은 “홍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 바지사장이라고 하는데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홍 후보자의 정책 조정능력을 높게 평가하며 경제 위기를 살릴 적임자라고 맞섰다. 심기준 의원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풀고 포용국가로 나아가는 데 정책기획력과 조정능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홍 후보자가 임명됐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홍 후보자가 행정고시 합격 후 만성간염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병역기피 시도가 실패했다고 한 것에 대해 굉장한 모욕감을 느낀다”며 “당시 치료약이 없었고 법정 전염병이어서 군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문회는 시작 12시간 만인 오후 10시쯤 종료됐다. 여야는 5일 오후 4시 기재위 전체회의를 열어 홍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석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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