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강릉 펜션 참사, 후진적 안전사고 언제까지 되풀이할 건가

알림

[사설] 강릉 펜션 참사, 후진적 안전사고 언제까지 되풀이할 건가

입력
2018.12.19 04:40
31면
0 0

수능을 마치고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에 투숙했던 서울 고교생 10명이 18일 가스 중독 상태로 발견돼 이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불명의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났다. 1박 2일 일정으로 전날 오후 투숙한 학생들은 발견 당시 코와 입에 거품을 문 상태였다고 한다. 119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펜션 내 일산화탄소 농도가 150㏙ 이상으로 보통 때의 7, 8배 이상이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일러 가스 누출 사고로 추정된다.

몸과 마음을 누이고 재충전의 기회를 얻기 위해 모처럼 찾은 휴양지에서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5년에는 강화도 글램핑장에서 전기누전 화재로 두 가족 부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보다 한 해 전에는 전남 담양의 펜션 바비큐장에서 불이나 대학 재학생ㆍ졸업생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부적격 전기제품을 사용한 무허가 공사,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구조물 관리 등이 겹친 인재였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이처럼 캠핑장 사고로 숨진 사람은 29명, 부상자는 44명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겠지만 이번 사고도 과거처럼 안전관리 부실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강화ㆍ담양 사고 이후 관광진흥법을 개정해 야영장 운영 기준을 강화하고 안전시설 개ㆍ보수 예산도 지원하는 등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허가 시설 단속ㆍ관리에 허점이 있다거나 처벌이 솜방망이라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휴양지 숙박 시설 등의 안전 관리에 빈틈은 없는지 정부와 지자체가 다시 점검해야 마땅하다.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캠핑 등 휴양 문화가 확산되면서 펜션이나 캠프장이 우후죽순 생겨나지만 시설물 운영자들의 안전 의식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설마” 하는 안전불감증이 청소년들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수능 이후 한 달여간 졸업 후 준비 등의 마땅한 프로그램도 없이 방치된 상태에서 체험학습 명목으로 고교생끼리 떠나는 여행에 문제는 없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몸은 다 컸지만 여전히 어른과 사회가 챙겨야 할 청소년들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