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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사망사건 후… “의료진 안전 보장해달라” 국민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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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사망사건 후… “의료진 안전 보장해달라” 국민 청원

입력
2019.01.02 09:09
수정
2019.01.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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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북 삼성병원 의료진 사망 사건에 관련한 의료 안정성을 위한 청원”이라는 국민 청원이 게시돼 빠르게 동의를 얻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웹페이지 캡처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북 삼성병원 의료진 사망 사건에 관련한 의료 안정성을 위한 청원”이라는 국민 청원이 게시돼 빠르게 동의를 얻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웹페이지 캡처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의사, 간호사, 의업 종사자분들, 환자분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안전장치를 구비해주시길 간절히 청원합니다.”

서울 대형병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임세원 교수를 추모하며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빠르게 동의를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5시 44분쯤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서 진료를 보던 임세원 교수가 환자 박모(30)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진료를 받던 중 임 교수에게 흉기를 휘둘렀으며 몸을 피한 임 교수의 뒤를 쫓아가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중상을 입은 임 교수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이날 오후 7시 30분쯤 사망했다.

정신과 진료 상담 중이던 의사가 환자에게 흉기에 찔려 사망한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감식복을 입고 있다. 뉴시스
정신과 진료 상담 중이던 의사가 환자에게 흉기에 찔려 사망한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감식복을 입고 있다. 뉴시스

같은 날, “강북 삼성병원 의료진 사망 사건에 관련한 의료 안정성을 위한 청원”이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시작했다. 청원자는 “병원은 의료진의 일터이자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수많은 환자가 치료를 고 병마와 치열하게 싸우기도 하는 곳”이라며 “병원에서 의료진을 폭행하고 살인하는 것은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들을 위협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진 폭행, 위협 등의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와 안전장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이 청원은 31일 오후 시작해 2일 오전 9시 기준 2만 8,180명의 동의를 얻으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편, 숨진 임세진 교수가 생전 정신과 의사로 한 다짐이 뒤늦게 알려졌다. 임 교수는 “환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준 후 그를 살릴 방법을 찾는 것이 정신과 의사”라며 직업 정신을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유달리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퇴원하실 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 놓은 작은 상자가 어느새 가득 찼다. 이번 주말엔 조금 더 큰, 좀 더 예쁜 상자를 사야겠다”며 환자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본보 1월 1일자 기사 참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잇따라 성명을 내며 임 교수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임 교수에 대해 “본인에게는 한없이 엄격하면서 질환으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을 돌보고 치료하고 그들의 회복을 함께 기뻐했던 훌륭한 의사이자 치유자”라며 “우리나라의 자살 예방을 위해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던 우리 사회의 리더”라고 추모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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