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김정은 안 만났으면, 아시아에서 엄청난 전쟁 일어났을 것”
“김정은 나를 좋아하고 나도 김정은 좋아해.. 좋은 관계 구축”
“북한 엄청난 잠재력, 도와줄 것”
“속도 말한 적 없다…서두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머지 않은 시점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간 친서 소통이 재개되면서 2차 정상회담 성사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김정은으로부터 훌륭한 친서(Great Letter)를 방금 받았다”고 말하며 탁자에 놓인 A4 크기 한 장의 서한을 들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사람들에게 보여줬다며 “훌륭한 친서”라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받은 시점을 '방금'이라고 표현 했으나, 이 친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된 친서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건네진 것으로 보도된 편지를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추가로 다른 친서가 전달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과 많은 진전을 이뤄왔다.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며 “우리는 아마도 또 다른 회담을 갖게 될 것이다”고 말해 2차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재차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나를 좋아하고, 나도 그를 좋아한다”며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하면서 “너무 머지 않은 미래에(Not too distant future)에 (2차 회담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PBS 방송을 통해 봤다고 화제에 올리면서 “내가 들은 것에 놀랐다”고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전한 PBS 방송을 인용하며 “김 위원장과 만남을 고대한다”고 화답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김 위원장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시아에서 엄청난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싱가포르 회담이 평화를 가졌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그는 ”(회담이 없었다면) 솔직히 3차 대전이 일어날 뻔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그동안 여러 차례 언급했던 “서두르지 않는다”는 말도 재차 피력했다. 그는 “나는 결코 속도를 말한 적이 없다”며 “봐라, 이런 식으로 80여년 흘러왔고,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가진 건 6개월 전의 일이다”고 말했다. 비핵화 속도가 부진하다는 자국 내 비판 여론을 반박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들은 정말 무언가 하기를 원한다. 이것이 다 끝날 것이란 의미냐고? 그거냐, 누가 알겠는가. 협상은 협상이다. 모른다”며 “하지만 우리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경제적 발전을 이뤄내고 그의 나라를 위해 많은 성공을 하고 돈을 벌기를 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며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을 도와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친서 소통을 통해 2차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재확인하면서 정상회담의 동력이 확보된 상황이다. 김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도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은 유지하고 있어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둘러싸고 북미간 줄다리기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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