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최대일간지 , 입수정보 토대로 사건 재구성
“한국ㆍ미국 망명보다는 신분세탁 후 伊 남을 수도”
지난해 11월 행방을 감춘 조성길(44)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가 우선 제3국으로 도피한 뒤 이탈리아에 돌아왔고, 현재 비밀 장소에서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망명 등 해법을 모색 중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조 대사대리의 잠적 과정, 현 소재지 등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짚어본 뒤, 지금까지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이같이 추정하면서 그의 행적을 재구성했다. 신문은 우선 “조 대사대리는 지난해 9월 귀임 통보를 받은 뒤 후임자 인수ㆍ인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외교부가 대사대리 교체의 마지막 절차를 수행하려 연락을 취했을 때 그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이탈리아 외교부가 이탈리아 정보당국에 이 사실을 알렸고, 정보기관은 당시 제3국에 도피해 있던 그를 찾아내 다시 이탈리아로 데리고 왔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 정보기관에 연락을 취해 두 나라 정보기관 간 긴밀한 공조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이 매체는 추측했다. 다만 그가 처음 도피했던 제3국이 어느 나라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조 대사대리는 본인 신병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해법을 기다리며 비밀 장소에 은신 중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북한 당국이 그의 잠적을 인지한 이후 특수 요원들을 로마로 급파했으나 체포에는 실패했다고도 전했다.
조 대사대리의 향후 망명지와 관련, 한국이나 미국보다는 ‘이탈리아’가 유력하다는 게 이 신문의 예측이다. 한국의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기다리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배신한 그를 환영하기 어려울 것이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미국도 그의 망명을 허용해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망치려 하진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신문은 “조 대사대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를 미국 등에 넘겨 보상을 받고, 신분세탁을 거쳐서 (언어 등이 익숙한) 이탈리아에 남는 것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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