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차관, 초계기 위협비행 유감 표명
日방위상은 자위대 기지서 “감시 계속” 지시
조현 외교부 1차관이 25일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최근 일본 초계기가 저공 근접비행을 한 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국방부도 일본 측에 ‘근접비행이 사실이 아니라면 증거를 공개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날 일본 방위상은 아랑곳없다는 듯 초계기가 배치된 자위대 기지를 방문해 감시 활동을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양국의 갈등 수위가 다시 고조되는 형국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조현 1차관이 나가미네 대사와 면담하고 일본 초계기의 저공 근접비행 문제를 포함해 한일관계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은 초계기 상황과 관련해 상호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항의를 위한 초치 성격인 것으로 전해진 이날 면담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초계기 근접비행 당일인 23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계기로 열린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이 사건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전날 일본 초계기가 저고도 근접 위협비행을 했다는 사실의 증거로 사진 5장을 공개한 국방부도 이틀 연속 강경하게 반응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공개한 사진이 증거가 되지 않을 거라는 일본 언론의 총리 관저 간부 발언 인용 보도와 관련해 “우리가 어제 공개한 (대조영함의) 레이더 정보에 대해 일본 측이 증거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왜 그런지, 거기에 맞는 자료를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방부는 23일 일본 초계기가 해군 구축함 대조영함 인근 해상에서 거리 0.3마일(540m), 고도 200피트(60~70m)로 비행할 당시 대공 레이더에 표시된 수치 등을 위협비행의 증거로 제시했다. 우리 군 관계자는 “레이더 데이터에 표시된 고도와 거리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 자료”라며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은 짐짓 무시하는 듯한 태도다. NHK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이날 가나가와(神奈川)현 아쓰기(厚木)기지를 찾아 계속 주변 해역 경계 감시 활동을 착실하게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대원들에게 “한국 측에 레이더 조사(照射ㆍ겨냥해 쏨)는 극히 위험한 행위라고 항의하고, 재발을 방지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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