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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약인데…‘흑색종 환자는 50만원, 폐암은 1,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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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약인데…‘흑색종 환자는 50만원, 폐암은 1,000만원’?

입력
2019.02.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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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암 환자 가족 청와대 국민청원 접수 

암 투병 3년 만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항암제를 찾았으나 매달 1,000만원이 넘는 약값에 가정이 붕괴되고 있어 건강보험을 적용해달라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암 투병 3년 만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항암제를 찾았으나 매달 1,000만원이 넘는 약값에 가정이 붕괴되고 있어 건강보험을 적용해달라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폐암 투병 3년 만에 치료 효과를 보이는 항암제를 찾았으나 한 달에 1,000만원이 넘는 약값으로 경제난을 겪게 됐다는 사례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안타까움을 던지고 있다. 똑 같은 약을 쓸 때 흑색종 환자는 월 50만원이면 되지만, 폐암 환자에겐 1,000만원이 적용된다는 하소연이었다.

환자의 딸 A씨가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 따르면 A씨의 어머니는 2015년 봄 폐암의 일종인 폐선암 4기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6개월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병원을 전전하며 방사선 치료를 받고, 각종 항암제를 써봤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의료진들은 “방법이 없으니 여행이라도 가라”는 말뿐이었다.

그렇게 3년을 버티던 중 어머니는 또 상태가 나빠져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 때 유전자 검사에서 1.3% 확률을 뚫고 BRAF 돌연변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가족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이 돌연변이가 있으면 항암제인 라핀나ㆍ매큐셀 병용요법에 효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5월부터 새 항암제를 투여한 결과 어머니의 상태는 극적으로 좋아졌다.

하지만 매달 1,000만원이 넘는 약값이 문제였다. A씨는 청원에서 “중산층 가정이었던 저희 집은 이미 경제적으로 무너진 상태”라며 “최고의 선물이었던 엄마의 약이 이제는 재정적으로 아빠와 저, 동생들, 심지어 친척들의 목까지 조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이 약이 흑색종에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약값의 5%인 50만원 정도만 내고 사용하는데 폐암 환자이기 때문에 1,000만원이라는 돈을 내야 하고, 돈이 없으면 아파 죽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해 미치겠다”고도 했다. 18일 오후 3시 현재 이 청원에는 3만5,000여명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관계자는 “라핀나ㆍ메큐셀의 폐암에 대한 급여 적용을 두 차례 암질환 심의위원회를 열어 검토했지만 워낙 고가의 약이어서 비용ㆍ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려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제약사(한국노바티스)와 약가 인하를 포함해 보험 적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민청원을 올린) 이 환자의 경우 재난적 의료비 구호제도를 이용하면 약값의 일부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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