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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찔했던 ‘천궁’ 미사일 오발, 정비요원들 실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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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찔했던 ‘천궁’ 미사일 오발, 정비요원들 실수라니

입력
2019.03.22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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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의 한 공군부대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신형 지대공 미사일 천궁 오발 사고 원인이 정비 요원들의 과실로 드러났다. 민관군 합동조사단은 21일 “발사대 기능을 점검할 땐 유도탄과 연결된 작전용 케이블을 분리하고 시험용 케이블을 꽂은 뒤 해야 하는데 작전용 케이블이 뽑히지 않은 상태였다”며 “이로 인해 점검용으로 입력된 발사 신호가 유도탄까지 전달돼 실제 발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오발 원인이 가장 기본적인 점검 수칙조차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니 어이가 없다.

천궁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보다 낮은 고도의 비행물체를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 중 하나다. 2017년 실전 배치한 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8,000억원을 들여 자체 개발한 천궁의 오발이 미사일 자체 결함 탓은 아니라고 안도하기에는 나사 풀린 우리 군의 모습이 한심스럽다.

일각에선 공군의 발표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시각도 있다. 군은 정비 요원 2명 간 의사소통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어난 단순 ‘실수’라는 입장인데 의사소통이 안 된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 작전용 케이블은 황색인 반면 시험용 케이블은 흰색이라 헷갈릴 소지가 거의 없다. 다른 말 못할 이유가 있는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책임의 범위도 정할 수 있다. “사고 원인이 인적 과실로 규명된 만큼 천궁 유도탄은 정상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서두르는 듯한 공군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사고 원인을 인적 과실로만 몰아가는 모양새도 석연찮다. 시험용 케이블이 아닌 작전용 케이블이 연결돼 있다면 점검용 노트북의 명령은 아예 작동이 안 되도록 설계돼야 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천궁 오발로 군의 기강 해이는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부터 병사들의 평일 일과 후 부대 밖 외출 허용과 개인 휴대폰 사용 허가 등으로 기강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남북 간에 평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은 여전한 상황이다.

군은 엄정한 군기가 존립의 기반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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