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편집자 단순 실수” 해명 석연치 않아
교학사가 한국사 수험서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사진을 실었다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편집자 단순 실수’라는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교학사는 21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2018년 8월 20일에 출간한 한국사 능력검정고급(1·2급) 참고서에 실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은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며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교학사는 이미 온·오프라인에 배포된 교재를 전량 수거하여 폐기하도록 조치했다”며 “모든 분들께 지면을 통해 먼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교학사는 “특히 가족분과 노무현 재단에는 직접 찾아 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 번 이번 일에 대해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21일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공무원 갤러리에 교학사 수험서의 한 페이지를 촬영한 사진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 수험서에는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이라는 설명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이 실렸다. 이 게시물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확산되며 논란이 일었다.
특히 교학사가 사과문을 냈지만 SNS 반응은 차갑다. 포털 사이트 등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단순 실수? 교학사 ! 불매운동 합시다", "단순 실수라고 보기에는 지나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수험서 저자, 편집자, 감수 책임자 등 다수가 확인하고도 문제가 되는 사진을 조치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이용자 등이 제작한 노 전 대통령 비하 사진과 이미지 등이 지상파 방송사 그래픽에 등장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제작 일정이 촉박한 방송에 비해 시간이 많은 수험서 편집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더욱 큰 문제라는 비판도 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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