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적기업의 수호천사, 사회적 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 출범 2년 반만에 매출 110억
사회적 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경북 경주시 동문로 계림초등학교 건너편에 자리잡은 ‘경상북도사회적기업종합상사 협동조합’이다. 사회적 기업 판로 지원에 나선 지 2년 반 만에 110억원의 실적을 올리는 등 경북지역 사회적기업의 ‘수호천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합의 이원찬 사업단장은 “영세한 사회적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영업이익이 많아야 하고, 매출이 늘어야 한다”며 “우리 조합은 ‘팔아야 산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청년 상사맨들이 발로 뛴 결과 짧은 기간이지만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경북도사회적기업종합상사가 출범한 것은 2015년 12월. 경북도와 사회적기업 등이 3년간 내부 협의와 토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산물이다. 경북도가 전국 최초로 민관협력사업으로 기획했다.
2016년 5월 경주에 사무실을 내고 본격적인 사회적기업 지원에 나섰다. 사회적기업 지원 전사는 새로 뽑은 12명의 장기 미취업 청년들이 맡았다. ‘사회적경제를 돕는 윤리적소비’라는 슬로건 아래 비지땀을 흘린다.
단기간에 경북형 종합상사 모델로 정착하면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도 자치단체 판로개척 플랫폼으로 육성을 추진하고 나섰다. 부산 경기 충남 등 전국 9개 시ㆍ도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등 판로지원 전문기관으로서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경북상사는 사회적기업 특성상 사회적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공공기관을 연간 200개 이상 찾아 설명회를 여는 등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12건의 우선구매협약 체결에 성공했다. 홍보 전시판매장을 운영하고, 공공구매 설명회를 여는 등의 방법으로 올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원찬 사업단장은 “종합상사만의 우수모델은 공기업, 공공기관, 대기업간 사회적경제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세부이행과제와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우선구매와 기술지원, 품질개선, 사회적가치 실현의 중장기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지속적인 사업연대를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5월 경북지방우정청과 협약을 통해 물류비용을 낮추고, 우체국 쇼핑몰에 40개사를 입점시킨 것이다. 이에 따른 매출만 연간 6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9월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에 사회적기업 제품판매 및 홍보관을 설치해 월 평균 1,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해 설 특판 행사 때는 3억5,000만원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민간시장 대상으로 착한소비 인식개선과 확산을 위해 대기업 구매, 바이어와 함께하는 판촉전 및 협력사 등록지원으로 원재료, 식재료 등 30억 규모의 판로지원을 달성했다.
올해 연간 매출은 200억원. 대기업연계 협력사업을 확대하고 청년 상사맨 운영, 우체국쇼핑몰 경북 전용관 설치, 사회적경제기업 유통직거래 판매장 조성 등을 통해 등 실질적 성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8일 식품전문 대기업인 ㈜아워홈과 시회적경제기업 원재료 및 생산품에 대한 우선구매 100억원 규모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20억원 규모의 사회적기업간 거래가 발생하는 등 선순환구조가 정착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 공공시장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김천혁신도시 및 대구혁신도시 소재의 공기업과 사회적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8건의 업무협약을 하고 80억원 규모의 우선구매 시장을 개척한다는 목표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연계한 해외판로 지원사업에도 나선다. 중국, 베트남 한류시장과 글로벌 사회적기업 협력사업의 추진을 통해 10억원 규모의 수출시장을 열 계획이다.
이 단장은 “현재 국내 총생산량 대비 사회적경제 비율이 1%에 불과하지만 현재 추세로 볼 때 국내 사회적경제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지원체계 구축과 성장단계별 추진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종합상사는 외부에서 사업경력과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가 사회적 실현을 위해서 전문경영인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협동조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 단위 사업승인은 이사회와 총회의 의결로 구분하고 사업추진은 전문경영인이 전담하는 공정성과 전문성 보완이 중요하다며 이를 적극 검토 할 계획이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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