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냐” 맹공
특혜대출ㆍ개발정보 사전입수 의혹도 제기
“박영선에 평창패딩 준 의원 밝혀라” 요구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구역 복합건물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해 투기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향해 29일 “위선의 끝판왕”이라 강하게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당장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위법 여부를 들여다 봐야 한다”며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당장 경질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불륜,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 내가 사면 노후대책 남이 사면 탐욕, 내가 받으면 착한 대출 남이 받으면 나쁜 대출이냐”라며 이 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 고위 공직자 3명 중 하나가 다주택자이고, 당정청 주요인사 9명 중 6명이 다주택자”라고 언급하며 “다주택자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시장경제에서 개인의 자유지만 그토록 (다주택자를) 압박하고 규제하는 이 정권이 자신들 집은 안 팔고 움켜쥐고 있는 것”이라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번엔 위선 끝판왕이 등장했다. 그는 대통령의 입이자 소통창구인 대변인”이라며 “투자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르며 대담성에 놀라워한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이 ‘흙 속의 진주’를 샀다고 평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이 논란의 건물을 구입한 흑석동은 나 원내대표의 지역구(동작을)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 인근에 살던 대변인이 청와대 관사에 입주한 것은 전세금까지 탈탈 털어 부동산 투자에 ‘올인’하기 위한 것이며, 그의 투자과정에 특혜 대출과 재개발정보 사전 입수가 있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얼렁뚱땅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사의 표명하는 것으론 부족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질을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박영선 중기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입어 특혜 논란이 제기된 ‘평창패딩’을 누구에게 빌렸는지도 재차 추궁했다. 지난 2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는 평창패딩을 당시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동료 의원에게 빌렸다면서도, 해당 의원이 누구인지는 그의 프라이버시라며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동료 의원이 누구인지 나서달라. 나타나지 않으면 박 후보자가 청문회장에서 거짓말을 한 거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며 “당시 문체위원은 10여명이다. 민주당도 해당 문체위원이 누구인지 답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 인사검증 자료를 국회와 공유하는 등 청문회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문회장에서 한 거짓말은 위증죄로 처벌되지 않는 만큼 위증죄 처벌 부분과 청와대 검증자료 공유 부분에 대해 앞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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