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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실태결과 보니… ‘쿵쿵쿵’ 층간소음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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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실태결과 보니… ‘쿵쿵쿵’ 층간소음 이유 있었네

입력
2019.05.02 17:43
수정
2019.05.02 20:3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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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재 사전인정 받은 95% 성능등급 신뢰 어려운 수준

기준미달 시공도 67% 달해… “국토부에 개선안 마련 통보”

정상우 감사원 국토해양감사국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브리핑실에서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와 관련해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상우 감사원 국토해양감사국장이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브리핑실에서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와 관련해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지침에 따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이 아파트 바닥구조재에 부여한 층간소음 차단 성능등급 대부분이 실제 성능과 다르게 책정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층간소음 성능등급이 없는 바닥구조 제품을 사용하는 등 최소 기준에 미달되게 공사한 경우도 표본 중 67%에 달했다.

감사원은 2일 ‘아파트 층간소음 저감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4년부터 국토교통부 장관 지정 기관인 LH 및 건기연으로부터 소음 차단 성능을 인정 받은 바닥구조로 시공하게 하는 ‘바닥구조 사전인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2월 기준 두 기관으로부터 인정서를 받은 154개 바닥구조재 중 146개(95%)의 성능등급이 신뢰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들 기관이 업체로부터 제출 받은 도면보다 두껍게 제작된 시험체로 성능을 시험하거나, 소음 차단에 핵심 역할을 하는 완충재 품질성적서를 민간기관이 조작했음에도 걸러내지 않은 채 바닥구조 성능인정서를 발급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사전 인정에 이어 시공 절차도 부실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LHㆍSH가 공사를 진행한 126개 아파트 중 111곳(88%)이 시방서 등과 다르게 바닥구조가 시공됐다. 성능 인정을 받은 바닥구조재라 하더라도 견본 세대에서 소음 성능을 재확인한 후 본 시공에 돌입해야 하나, 절반 이상(52%)의 현장에서 시공상 편의 등을 이유로 이러한 절차를 생략했다. 또 완충재 품질성적서가 발부되기 전 공사에 착수하는 등 국토부 기준에 미달한 시공이 84건(67%)이었다. 한 LH 현장소장은 퇴직 직원의 부탁을 받고 성능인정서가 없는 바닥구조 제품을 시공해 감사원으로부터 정직 처분 요구를 받았다.

실제 지난해 말 입주가 이뤄진 공공ㆍ민간 아파트 191세대를 대상으로 감사원이 층간소음을 측정한 결과 실태는 참담했다. 이중 184세대(96%)는 당초 바닥구조 제품이 받은 성능등급보다 낮은 성능을 보였다. 184세대 중 114세대(전체 60%)는 층간소음 최소 성능기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인정기관인 LH와 건기연에 146개 바닥구조의 성능 인정을 취소하거나 성능인정서를 보완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에서 확인된 가장 큰 문제는 사전인정 제도였다”며 “시공 후에도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국토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에 부정 발급된 인정서를 받은 8개 바닥구조 제품의 인정을 취소하고 인정이 유효한 제품에 대해 공장 전수 점검에 나섰다. 인정 취소 제품이 사용된 LH 12개 단지의 경우 성능 문제가 확인되면 이달 말까지 입주자대표회의나 입주예정자에게 개별 통지하고 입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또한 바닥구조 시공 시 점검사항을 성능인정서 인정 조건에 포함하는 등 시공 단계별 관리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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