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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떨고 있니’ 중풍, 알츠하이머로 착각하기 쉬운 파킨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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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금 떨고 있니’ 중풍, 알츠하이머로 착각하기 쉬운 파킨슨병

입력
2019.05.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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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질환이지만 진단 연령대가 낮아져...

증상 구분이 쉽지 않은 탓에 증상이 심해진 후 진단

[저작권 한국일보]손저림 때문에 자가진단을 하고 있는 60대 남성. 손떨림이나 손저림은 중풍, 혈액순환 장애 뿐만 아니라 뇌세포 손상으로 나타나는 파킨슨병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해야 한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손저림 때문에 자가진단을 하고 있는 60대 남성. 손떨림이나 손저림은 중풍, 혈액순환 장애 뿐만 아니라 뇌세포 손상으로 나타나는 파킨슨병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해야 한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 중구에 사는 최연자(64)씨는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병원에 다니고 있다. 몇 달 전부터 손이 저리고 떨리는 증상이 생겼는데, 그는 혈액순환이 되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고 혈액순환에 좋다는 것만 복용한 게 화근이었다.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나중에는 손발 마비까지 왔다. 중풍인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한병인 신경과 전문의는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처럼 신경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뇌세포 손상으로 뇌 기능이 이상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손 떨림, 강직, 운동신경 저하 및 자세 불안정 등이 나타나기 때문에 중풍이나 혈액순환 문제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1817년에 영국의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라는 의사가 처음으로 발견해 손 떨림, 근육 경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을 보이는 이들을 치료하면서 이름을 따서 만든 병명이다. 흔히 알고 있는 마비 증상이라기보다 동작이 느려지고 불편해지는 증상이다.

전설의 복싱 선수인 미국의 ‘무하마드 알리’도 파킨슨병을 앓다 2016년 사망했다. 1984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후 30여년간 재활 치료를 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명언을 남길 만큼 강력한 운동신경을 보여줬던 무하마드 알리를 KO시킨 것은 결국 파킨슨병이었다.

파킨슨병은 노인성 질환이다. 중장년층 이상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걸음걸이가 변하거나, 손이 떨리거나 행동이 느려진다. 걸음걸이 보폭이 짧아지고 몸이 구부정하게 되고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다. 온몸에 힘을 강하게 주고 보행을 하는 모양새다. 파킨슨병의 진행속도는 매우 느리게 진행한다.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가 있다. 증상이 발병하면 완치가 아닌 꾸준한 관리와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파킨슨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뇌 한가운데 있는 중뇌에 흑질이라는 부위가 있다. 이 부위에 행동이나 주의력 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함유한 신경세포가 있는데 이 신경세포가 손상으로 도파민이 부족해진다. 뇌의 해부학적 구조에는 변화를 주지 않기 때문에 뇌 촬영에는 정상으로 나타난다. 뇌 촬영이 정상이어야 ‘파킨슨병’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파킨슨병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약물’이다. 증상 대부분을 호전시킬 수 있으나 퇴행성 질환의 특성상 ‘완치’ 개념은 없다. 파킨슨병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먼저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부족해진 도파민을 인위적으로 보충시켜주는 것이다. 파킨슨병 치료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게 하는 것에 주안을 둔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용량의 약물을 사용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게 생활할 수 있게 한다.

파킨슨병 치료를 늦게 시작하면, 약물의 효능과 지속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뇌 신경 계통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서서히 악화하고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한 손ㆍ팔 떨림, 기력 저하 등이 있지만 심해지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안면근육까지 마비가 올 수 있다. 타 증상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약물에 대한 반응과 효과가 떨어져 약물 증량과 약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정량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당뇨처럼 평생 관리하면서 약물을 복용해야 하므로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약물치료 이외는 뇌의 운동회로에 전기 자극을 줘서 운동 변화를 개선하는 수술적인 방법이나 자세교정을 포함한 물리치료와 운동요법 등의 재활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손저림이나 손떨림 증상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되기 때문에 자가진단은 절대 금물이다. 한병인 신경과 전문의는 "노인성 질환이라고 치부하던 파킨슨병의 진단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파킨슨병은 치료를 빨리해야 병변의 진행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두신경과 제공.
손저림이나 손떨림 증상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되기 때문에 자가진단은 절대 금물이다. 한병인 신경과 전문의는 "노인성 질환이라고 치부하던 파킨슨병의 진단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파킨슨병은 치료를 빨리해야 병변의 진행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두신경과 제공.

한병인 신경과 전문의가 말하는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

1. 손 떨림이나 발 떨림, 혹은 턱 떨림이 생긴다.

2. 행동이 느려지거나 팔다리 근육이 뻣뻣해지고 움직임이 둔해진다.

3. 다리를 끌거나 걸음걸이가 좁아지고 보행장애가 생긴다.

4. 표정이 점차 무표정해지고 표정을 짓는 데 불편하다.

5. 어깨나 등이 짓눌리면서 아프고 온몸이 굳어 불쾌감이나 통증이 동반된다.

파킨슨병과 혼동하기 쉬운 ‘본태성 떨림’

파킨슨병에서 발생하는 떨림은 가만히 있을 때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혼동하기 쉬운 본태성 떨림이라는 증상이 있다. 본태성 떨림은 특정 행동이나 말을 할 때 머리나 목소리 등이 떨린다. 이 증상의 시작은 젊은 연령대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나이가 든 연령대의 증상이 다르다. 젊은 층은 손만 떨리지만, 고령의 경우 머리나 목소리까지 떨리기 때문에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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