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엔 공무원…훈령에 맞지 않는 노래 부를 수 없어”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땐 ‘합창’,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제창’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것과 관련해 “이제는 기념일에 제창하는 노래가 됐기 때문에 맞춰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제창’으로 바뀌어 제도를 따른 것이라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황 대표는 3년 전 국무총리 자격으로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 한 소절도 부르지 않았지만, 전날 제39주년 기념식에선 주먹을 흔들며 불러 관심을 끌었다.
황 대표는 이날 민생투쟁 대장정으로 제주시 첨단로 제주스타트협회사무실을 찾은 자리에서 ‘3년 전과 달리 제창한 이유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 법에 보면 국가 기념일에 제창할 수 있는 노래가 정해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무총리 시절인 2016년에는 기념일에 제창할 수 있는 노래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기념곡으로 지정이 돼 불렀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기념일에 맞는 노래가 정해져 있는데 그 노래 외에 다른 노래를 제창하는 것은 훈령에 맞지 않다”며 “맞지 않는 것은 할 수 없다. 그 당시 전 공무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뒤에 기념곡으로 지정이 됐다. 아울러 우리 광주시민들의 많은 말씀이 있어 따라서 제창했다”고 덧붙였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ㆍ18이 정부 기념일이 된 1997년 이후 기념식에서 제창해 왔다. 그러나 2009~2016년 ‘합창’ 방식으로 변경됐다. 제창은 모든 참석자가 불러야 하지만, 합창은 합창단의 합창에 맞춰 참석자가 자유롭게 부를 수 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 합창 방식이 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매해 기념식마다 제창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다시 제창 방식으로 바뀌었다.
황 대표는 5ㆍ18을 부정ㆍ폄훼한 정치권의 발언을 작심하고 비판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선 “저는 저의 길을 갈 것이고 한국당의 길을 국민 속에서 찾아 차근차근 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기념사가 한국당을 겨냥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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