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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아직은 걸음마 수준… 2040년까지 충전소 1200곳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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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아직은 걸음마 수준… 2040년까지 충전소 1200곳으로 확대

입력
2019.05.24 17:22
수정
2019.05.24 23:4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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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폭발 위험성 가스보다 낮아”

24일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1공장 옆 수소탱크 폭발사고 현장에서 과학수사요원들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1공장 옆 수소탱크 폭발사고 현장에서 과학수사요원들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2월 주유소에도 수소충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했다. 화재와 폭발 우려에 따라 그간 주유소와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 만들도록 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이처럼 수소 에너지에 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 정부도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수소경제는 걸음마 수준이다.

전국에 보급된 수소승용차가 1,800대(2018년 기준), 수소버스는 2대 뿐이다. 수요가 없으니 수소 공급량도 적다. 지난해 기준 연간 13만톤이었다. 공급량의 거의 대부분을 정유공장에서 석유제품을 만들 때 나오는 부생수소로 충당한다. 국내에 설치된 발전용 수소 연료전지 규모는 307㎿(메가와트), 가정ㆍ건물용 수소 연료전지는 7㎿에 불과하다.

수소경제가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핵심 에너지원인 수소를 무한정으로 얻을 수 있어서다. 에너지 효율도 뛰어나다. 수소 1㎏을 산소와 결합하면 3만5,000㎉의 에너지가 나온다. 같은 질량의 프로판이나 부탄, 휘발유보다 3배 높다.

이런 이유로 2040년에는 수소차 620만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설치 규모 15GW, 가정ㆍ건물용 수소연료전지 2.1GW(기가와트), 연간 수소공급량 526만톤을 달성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수소충전소도 1,200곳으로 확대한다.

수소경제 활성화 계획. 그래픽=신동준 기자
수소경제 활성화 계획. 그래픽=신동준 기자

폭발 위험성은 일반 가스보다 낮다고 평가받는다. 미국화학공학회는 자연발화온도ㆍ연소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수소의 위험도가 1이라면 도시가스는 1.03, 액화석유가스(LPG)는 1.22, 가솔린은 위험도가 1.44라고 평가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수소는 발화점(575도)이 휘발유(500도)보다 높아 화재 발발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누출되더라도 공기보다 14배 정도 가벼워 빠르게 흩어지기 때문에 쉽게 폭발하지 않는다.

상병인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수소폭탄에 쓰인 수소는 일반 수소보다 질량이 두 배 큰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세 배 큰 삼중수소”라며 “수소차의 수소연료전지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 수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수소 경제의 핵심인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가 반응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주는 장치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면서 물이 될 때 약 0.7볼트의 전압이 생기는데, 이런 수소전지를 직렬로 연결하면 수소차를 움직이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수소충전소에 들어가는 수소는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얻는다. 가스와 물을 분해해 생산하기도 한다. 이번에 폭발사고가 난 시설은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을 연구하던 곳이다. 물에 전류를 흘리면 물 분자가 2개의 수소 원자와 1개의 산소 원자로 쪼개진다. 이 방식은 환경오염이 적다는 게 장점이지만, 아직까진 기술개발 초기 단계다.

전문가들은 수소연료탱크 폭발을 계기로 안전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특정 상황에서 수소의 대기 농도가 4~75%가 되면 정전기 같은 작은 불꽃만 튀어도 큰 폭발이 일어난다”며 “수소저장용기 뿐 아니라, 수소를 공급하는 배관 등에 대해서도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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