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세먼지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고, 그 이전에는 디젤게이트 등으로 인해 디젤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게다가 가솔린 엔진이 정숙성 및 부드러운 주행 성능 등이 승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가솔린 SUV의 입지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젤게이트 여파로 판매가 중단되었던 디젤 SUV, 닛산 캐시카이의 빈틈을 대체하는 닛산의 가솔린 SUV, '닛산 엑스트레일'이 데뷔했다.
과연 닛산 엑스트레일은 어떤 가치를 품고 있을까?
닛산이 선사하는 도심형 SUV
닛산 브랜드는 말 그대로 '스포츠카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실제 지금까지도 닛산이라고 한다면 고성능 스포츠카 GT-R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닛산이라고 한다면 스포츠 드라이빙, 혹은 스포츠 성향의 차량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최근 자동차 시장의 동향을 보면 점점 스포티한 SUV를 원하고 있는 만큼 '닛산의 SUV'라고 한다니 그 스포티한 감성이 무척 기대되었다.
실제 본격적인 시승을 앞두고 가속력과 핸들링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닛산 엑스트레일의 디자인 또한 이러한 감상을 상기시킨다. 닛산 V-모션 2.0 디자인 기조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면에는 엑스트레일만의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대로 대중을 위한 보편적 SUV라 할 수 있다.
합리적인 SUV의 존재
닛산 엑스트레일의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말 그대로 '미국 시장을 위한 일본 SUV'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내 소재 및 마감 등에 있어 무척 오래된 느낌이 드는 버튼이나 다이얼 등이 자리해 그 만족감이 정말 아쉬운 게 사실이지만, 구성이나 공간의 구성에 있어서 그 만족감이 상당하다.
게다가 센터페시아 중앙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있어서 대다수가 만족할 수 있을 정도의 기능을 담고 있으며 우수한 한글화까지 이뤄내 사용에 있어서 대중을 위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공간에 대한 만족감은 상당하다. 실제 비슷한 크기의 SUV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한다. 1열 공간은 물론이고 2열 공간의 만족감이 상당하다.
실제 시트의 조작 범위가 넓어서 공간의 거주성이나 활용도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이와 함께 그리고 운전석에서의 시야가 시원스럽고 사각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기 때문에 운전이 쉽고 편하게 느껴지는 점도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대중을 위한 존재, 닛산 엑스트레일
닛산 엑스트레일의 2.5L 가솔린 엔진은 172마력을 내는데 솔직히 말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특히 생각한 것보다 엔진의 회전 질감이 다소 거친편이라 시승 차량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 실제 주행을 할 때 엔진의 특성을 감안하고 운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엔진과 합을 이루는 변속기의 만족감이 상당하다. 실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CVT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도 사실이자만 대다수의 주행 상황이라고 한다면 운전자가 CVT라는 사실을 쉽게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조율이 잘 되어있다.
엑스트레일은 전륜구동과 4륜구동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번 시승환경에서는 4륜구동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코스가 아니어서 AWD에 대한 평가는 보류할 수 밖에 없겠으나, 선택권을 높였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주행 성능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서스펜션의 세팅이 다소 무른 편이기 때문에 보수가 많이 이루어진 불규칙한 노면 환경에서의 대응 능력에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게다가 다소 무른 반응으로 인해 코너링 성능이 약할 것 같았으나 기대 이상의 회두성을 기반으로 기대 이상의 움직임을 선보였다.
핸들링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전반적으로 차를 다루기가 쉬운 편이고, 또 조향에 대한 차량의 반응은 무척이나 나긋하고, 이에 대한 하체의 반응도 상당히 부드럽게 연출된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탑승자’들이 크게 위화감을 느끼거나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셋업이다. 다만 연속된 코너에서 급격한 조작을 하게 될 경우 차체가 다소 허둥대는 경우가 있으니, 지나치게 페이스를 높일 때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미국 시장에 맞춰서 개발된 차량이다보니 산악 지형에서의 연속된 코너링 환경보단, 직선에서의 주파력과 불규칙한 포장도로에서의 거동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았다.
이런 특성을 갖고 있으니 닛산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최근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한 경쟁 모델들에 비해 차량의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운전의 즐거움이 다소 빈약해 보인다. 사실 ‘닛산’이라고 한다면 역동성 부분에서 기대감이 높은데 그 부분을 ‘코너링의 한계’ 외에는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 없으니 그 아쉬움이 더욱 큰 것 같았다.
미국 시장에 초점을 맞춘, 대중을 위한 존재
닛산 엑스트레일은 일본 브랜드이지만 전형적인 미국차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브랜드를 기대하고 접근하면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 있으나 합리적이고 넉넉한 여유는 분명 큰 매력일 것이다.
미취학 아동이 있으면서 캠핑이나 낚시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제 또래의 가장에게 권하고 싶은 차량이며, 또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싶은 이에게 권하고 싶은 차량이다.
대신 이런 상황에서 한국닛산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글: 강상구 변호사
정리 및 사진: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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