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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언더 우승 이정은, 트로피에도 LEE6… “6은 행운의 숫자, 라면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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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언더 우승 이정은, 트로피에도 LEE6… “6은 행운의 숫자, 라면 먹고 싶어요”

입력
2019.06.03 09:45
수정
2019.06.03 19:28
24면
0 0
2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끝난 US여자오픈 우승자 이정은의 트로피에 새겨진 'LEE6'. 찰스턴=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끝난 US여자오픈 우승자 이정은의 트로피에 새겨진 'LEE6'. 찰스턴=연합뉴스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승을 거머쥔 이정은(23ㆍ대방건설)이 ‘우승상금으로 뭘 하고 싶은지’를 묻자 “당장 한국라면을 먹고 싶다”며 소박한 답을 내놨다. 자신의 이름 뒤에 붙은 ‘6’ 때문에 ‘핫식스’란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하필 6언더파로 우승을 달성한 데 대해 “내게 6은 행운의 숫자”라며 웃었다.

이정은은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ㆍ6,535야드)에서 끝난 제74회 US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로 우승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PGA)투어가 같은 이름의 선수를 구분하기 위해 이름 뒤에 숫자를 붙이면서 이정은의 이름 뒤엔 숫자 6이 붙는데,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이정은은 ‘식스’로 통한다. 그를 만나는 LPGA 선수들은 물론, 이정은의 캐디도 마찬가지다. 그래서인지 이정은은 숫자 6을 쓴 공으로 플레이 한다.

경기 후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 ‘하튼 S 셈플’에 새겨진 이름도 ‘JEONGEUN LEE6’로 6이 붙었다. 이 트로피에는 1946년 첫 대회부터 역대 우승자 이름이 각인돼 있다. 1998년 우승자 박세리부터 2017년우승자 박성현까지 한국인 우승자 이름도 새겨져 있다.

이정은이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8번 홀을 나서며 미소 짓고 있다. 찰스턴=AP연합뉴스
이정은이 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8번 홀을 나서며 미소 짓고 있다. 찰스턴=AP연합뉴스

우승 기자회견에서 이정은이 처음 받은 질문도 ‘6언더파로 우승한 소감’이다. 이정은은 “한국에서도 3라운드에 66타를 쳐서 우승한 기억이 있다”며 “LPGA 투어 우승도 6언더파로 해 6이라는 숫자가 행운의 번호인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미국 기자들에게 “한국에서 이름이 똑같은 선수가 6명인데, 내가 KLPGA 투어에 6번째로 입회해 6번이 됐다”고 설명하면서 “지금은 6이라는 숫자가 행운의 숫자”라고 답했다.

100만 달러 우승 상금으로 무엇을 하겠느냐는 물음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이정은은 “내가 좋아하는 게 한국라면인데, 우승하면 꼭 그걸 먹어야겠다고 정해뒀다”며 “오랜만에 라면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해 웃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LPGA 선수로서 영어로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 한국어로 해서 죄송하다”며 “영어로 말씀드릴 수 있게끔 노력을 많이 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우승을 확정하고 눈물을 흘린 이유는 힘든 시절에 대한 기억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집안이 부유하지 못해서 빠듯하게 골프를 했고, 돈을 꼭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굉장히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면서 “ KLPGA 투어를 뛸 때는 골프를 빨리 그만두고 싶었는데, LPGA 투어에 와서는 오래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LPGA 투어의 선수들이 경기하는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단 이유에서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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