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 5일 경찰이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한지 이틀만인 지난 7일 조사를 받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이동 중 얼굴이 공개됐다. 김영헌 기자

‘제주 펜션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에 대한 신상정보가 공개된 이후 고씨는 물론 고씨의 가족들에 대한 도 넘은 신상털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심지어 고씨 부친의 운영했던 렌터카업체가 다른 업체로 이름만 바꿔 운영하고 있다는 허위 사실이 유포되면서 전혀 관련이 없는 업체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16일 현재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 블로그와 카페 게시판 등에는 고씨와 관련된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다. 상당수 게시물들은 고씨의 잔혹한 범행에 대한 비난과 함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들이지만, 일부는 고씨와 고씨의 가족들과 관련한 괴소문과 사실이 확인이 되지 않은 추측성 글들이다.

일부 게시물을 보면 고씨의 고교 졸업사진은 물론 고씨가 졸업한 대학 학과,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과 관련성 등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유포되고 있다. 실종사건인 경우 고씨의 전 남자친구가 실종돼 대학 동기들이 경찰에 실종신고까지 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지만, 경찰이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일부 언론 등에서 고씨가 도내 모 대학 화학과 출신이기 때문에 유전자(DNA) 정보를 지울 수 있었다는 추측성 보도가 있었지만, 해당 대학 측은 고씨가 화학과 출신이 아니라고 공식 입장을 밝힌 상태다.

또 고씨 가족들의 현재 직장이나 얼굴 사진까지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면서 피의자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 대한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고씨 부친의 경우 실명과 얼굴, 그가 운영했던 A렌터카업체에 대한 내용 등이 유포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고씨와 고씨 가족뿐만 아니라, 이들과 전혀 관련이 없는 제3자까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고씨 부친이 운영했던 A렌터카업체와 인근에 위치한 ‘아산렌터카’는 최근 며칠간 항의전화가 잇따르고 있고, 항의방문까지 받았다. A렌터카업체는 지난해 이미 국내 다른 업체에 매각된 상태이지만, 일부 네티즌들이 “A업체가 아산렌터카로 이름만 바꿔 꼼수 영업을 한다”며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하는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했기 때문이다.

아산렌터카측은 허위 사실을 처음 유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을 경찰에 고발했고, 인터넷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에 사실이 아니라는 댓글을 달고 호소문을 작성해 배포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잘못된 게시물이 반복해서 인터넷상에 돌고 있다.

아산렌터카 관계자는 “인터넷에 고유정을 검색하면 전혀 상관없는 우리 회사 이름이 연관검색어로 뜬다”며 “여름 관광성수기를 맞아 한창 예약을 받아야 하는 시기인데 허위 사실 때문에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제발 허위 사실 유포를 그만둬 달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고씨와 관련된 신상털기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지자 제주경찰청은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측에 관련 게시물들이 노출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허위 사실 유포 등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지난 5일 고씨의 신상 공개가 결정된 이후 피의자 가족들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가족 보호팀을 운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나 피의자 가족의 신상 정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범행수법 등을 게시하거나 유포할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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