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김성태 의원 딸 특혜채용 의혹 기소 여부 궁금” 글 올려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18일 검찰의 불구속 기소 결정에 “다소 억지스러운 수사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올해 초 투기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손 의원은 검찰 수사를 자청하며 “제 인생과 전 재산은 물론 의원직을 걸고 싸우겠다. 조사를 통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그 자리에서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강수를 뒀었다. 손 의원은 검찰이 유죄 판단을 내렸음에도 의원직 사퇴를 보류했다.
손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판에서 목포 부동산에 대한 차명 건이 하나라도 밝혀지면 전 재산 기부는 물론 의원직도 약속대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의원직 사퇴 시점을 ‘재판에서 유죄를 받은 이후’로 미룬 것이다. 손 의원은 “문무일 검찰의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자녀특혜 채용) 건에 대한 기소 여부도 급 궁금해진다”며 검찰에 화살을 돌렸다. 스스로를 검찰 편파 수사의 희생자라고 주장하기 의도로 해석됐다. 손 의원은 또 “한국당은 제발 (국회 보이콧을 끝내고) 국회에서 보도록 합시다”라면서 자신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손 의원은 재판에선 승산이 있다고 확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 의원 측은 “그간 야당과 일부 언론이 무차별적으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부실한 검찰 조사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것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하는 자료를 냈다. 일부 부동산 매입 시점은 목포시에서 개발 정보를 받기 전 이라고 밝히는 등 검찰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손 의원은 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특유의 극단적 화법으로 논란을 키웠다. 1월 목포에서 자청한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의혹의 핵심을 비껴간 채 “목포에 나전칠기박물관을 지어 국가에 귀속시키고 유물은 목포시에 기부하겠다. 죽을 때까지 여기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겠다”고 했었다.
자유한국당은 손 의원의 의원직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김현아 대변인은 논평에서 "탈당 쇼를 벌이며 투기 의혹이 사실이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말에 책임져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손 의원의 친정 격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당내에선 분분한 의견이 오갔다. 한 의원은 “손 의원의 강성 발언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사과하거나 자숙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검찰이 빈손 수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 정치적 기소를 한 것”이라며 손 의원을 두둔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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