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우체국 집배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올해만 벌써 9명의 집배원이 사망했는데, 노조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우정노동조합(이하 우정노조)에 따르면 19일 오전 충남 당진우체국 소속 집배원 A(49)씨가 당신의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평소 오전 7시30분쯤 출근을 했는데, 출근이 늦어지자 집을 찾아간 동료들이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요청한 상태다.
A씨는 지난 2012년 우체국에서 위탁배달원으로 업무를 시작한 후 지난해 8월 정규직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당진 지역에서 택배와 일반ㆍ등기 우편물 등의 배달 업무를 맡고 있었다. 우정노조 관계자는 “A씨는 지병 없이 건강했고 지난 3월 건강검진에서도 특이 소견이 없었다”며 “이씨가 일한 지역은 배달 거리가 멀고 인력이 부족해 일감이 몰리는 곳이어서, 과로가 원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배원의 과로사는 어제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우정노조는 지난달 공주우체국에서 일하던 30대 집배원이 돌연사한 건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 숨진 9명의 집배원의 사인이 과로사라고 보고 있다. 집배원의 평균 노동시간은 지난해 기준 2,403시간으로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1,978시간)을 크게 상회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7년 노사와 전문가가 모인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정규직 집배원 2,000명 증원 △집배부하량 시스템 개선 △토요근무제 폐지를 위한 사회적 협약 노력 등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도 우정사업본부가 경영 위기를 이유로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집배원들의 죽음이 계속되면서 우정노조는 내달 9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우정노조는 “우정사업본부와 정부는 ‘과로로 죽어가는 집배원을 살리기 위해서는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는 우정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해 왔다”며 “집배원의 완전한 주 5일제 실시 및 인력 증원을 위해 다음달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의제개발ㆍ조정위원회에 집배원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집배원 노동 조건 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상태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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