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협력방안 논의…이재용 부회장과는 별도 회담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이 지난 26일 밤 삼성그룹 영빈관 격인 승지원에서 회동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대그룹 총수와의 차담회가 끝난 뒤 빈 살만 왕세자와 별도 회동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는 승지원에서 차담회를 15분간 가졌다. 정 수석 부회장과 최 회장, 구 대표, 신 회장 등은 오후 9시 20분경 승지원을 떠났고, 이재용 부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후 단독 회동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승지원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살던 한옥을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87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 있던 시절에는 삼성그룹의 주요 경영사항이 이곳에서 주로 결정됐다. 승지원의 이름도 ‘선대 회장의 뜻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지어졌다.
승지원에 대기업 총수들이 모인 것도 9년 만이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0년 7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이곳에 초대해 만찬을 가진 바 있다.
이날 회동은 이 부회장이 왕세자와 총수들을 승지원으로 초대해 이뤄졌다. 재계 관계자는 "왕세자가 숙소가 아닌 승지원을 직접 방문한 것은 삼성과의 협력 등에 거는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왕세자와 5대그룹 총수들은 차담회에서 경제 협력 방안 등에 논의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정보통신기술 중심의 첨단 산업 위주로 국가 경제를 개조하려는 사우디는 삼성 등과의 경제 협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국가 경제를 신사업 위주로 개편하려는 빈 살만 왕세자는 5G, 인공지능(AI) 등의 산업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삼성과의 미래 협력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 부회장도 중동 시장 확대라는 측면에서 사우디와의 경제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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