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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 된 ‘한국의 서원’ 9곳 …“기능ㆍ건축양식 중국과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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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 된 ‘한국의 서원’ 9곳 …“기능ㆍ건축양식 중국과 차이”

입력
2019.07.07 19:00
수정
2019.07.07 19: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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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서원 유사들과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바쿠=연합뉴스
6일 오후(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서원 유사들과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바쿠=연합뉴스

조선시대 인재 양성 중심 기관인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 등 전국 서원 9곳이 ‘한국의 서원’이란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랐다. 서원의 기원은 중국에 있으나 성리학 연구뿐만 아니라 선배 유학자를 기리는 데도 각별했던 한국 서원의 기능적 특성과 유려한 건축 양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의 세계유산목록 등재가 확정됐다고 7일 밝혔다. 9개 서원에는 소수서원을 비롯해 도산서원(경북 안동)과 병산서원,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이 포함된다. 이중에서 병산서원과 옥산서원은 세계유산 2관왕이 됐다. 2010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에 포함된 바 있기 때문이다.

 ◇건축미ㆍ기능, 중국 서원과 차별성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鄕校)와 달리 지방 지식인이 설립한 사립학교다. 한국 서원의 시초는 1543년 경북 영주 지역 풍기 군수로 임명된 주세붕(1495~1554)이 세운 백운동서원(소수서원)이다. 다만 주세붕이 창안한 것은 아니다. ‘명종실록’에는 중국 당대(唐代)부터 송대(宋代)까지 장시성 싱쯔현 루산산 기슭에 자리한 백록동서원을 주세붕이 본뜬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언론 환구시보는 지난 5월14일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원은 중국인이 가장 익숙한 곳이며 중국 고대의 독특한 문화교육기구”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원의 기원이 중국에 있는데도 한국의 이름으로 세계문화유산에 오르는 것이 불편하다는 취지다.

충남 논산 돈암서원의 모습.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제공
충남 논산 돈암서원의 모습.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제공

중국 언론의 반응과 달리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이 기능과 건축 양식 면에서 중국과 다른 특징을 지닌다는 점을 인정했다. 양국의 서원이 학습과 배향(配享ㆍ학덕이 있는 사람의 신주를 모시는 일)의 기능을 한 것은 공통됐으나 중국 서원은 관료 양성 기관에 더욱 가까웠다. 반면 한국 서원은 지방 인재들이 성리학을 연구하는 강학(講學) 기능에 초점은 맞춘 것은 물론 배향에도 큰 공을 들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중국은 공자 등 옛 선현을 기렸으나 한국 서원은 각 서원이 배출한 인물 등 해당 서원과 연관된 인물을 기린 것도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원 내ㆍ외부 공간이 유식, 강학, 제향 등 기능에 따라 구분된다는 점, 자연과 하나로 어우러져 건축미가 뛰어나다는 점도 인정받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은 성리학이 한국 여건에 맞게 변화, 발전할 수 있도록 핵심적인 역할을 한 곳”이라며 “특히 오늘날까지도 교육 등 기능을 유지하고 있어 역사ㆍ문화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등재 발표 현장서 중국측 축하하기도 

경북 안동 도산서원 모습.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제공
경북 안동 도산서원 모습.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제공

6일 회의 현장에서는 중국 언론의 우려와는 달리 중국 측의 지지 발언도 나왔다. 중국의 한 당국자는 한국 측에 “서원은 중국에서 기원했으나 한국의 서원은 16, 17세기 동아시아로의 유교 전파 과정을 잘 보여주는 유산”이라며 축하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등재를 계기로 서원과 관련한 한ㆍ중의 문화 교류가 이어지길 바란다”는 당부도 했다고 한다.

이번 등재 결정으로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은 석굴암ㆍ불국사, 화성, 조선왕릉, 남한산성 등 총 14개로 늘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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