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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독자권익위원회] "청년세대 조명 기획 많아... 자료 지나친 인용보다 현장감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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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독자권익위원회] "청년세대 조명 기획 많아... 자료 지나친 인용보다 현장감 살려야"

입력
2019.07.12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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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달 19일 오전 본사 18층 대회의실에서 6월 회의를 열어 직전 회의 이후 한국일보 지면과 온라인에 보도된 기사에 대한 평가와 일부 개선점을 논의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9-06-19(한국일보)
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달 19일 오전 본사 18층 대회의실에서 6월 회의를 열어 직전 회의 이후 한국일보 지면과 온라인에 보도된 기사에 대한 평가와 일부 개선점을 논의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9-06-19(한국일보)

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달 19일 본사 18층 대회의실에서 6월 회의를 열고, 최근 보도된 지면과 온라인 기사에 대해 논의했다.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인 이민규 위원장과 김혜원(민음사 편집부장) 신성현(한국리서치 여론조사본부 수석부장) 우재욱(변호사) 이은기(연세대 사회학과) 조희정(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최광범(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방송 편집장) 황동일(여시재 기획위원) 위원, 간사인 진성훈 오피니언 에디터, 이충재 수석논설위원이 참석했다.

이민규

지난달 많은 칭찬을 했던 ‘지옥고 아래 쪽방’보도가 345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인도네시아 임금체불 한인 기업 파문’에 이어 잇따른 쾌거다. 최근 영화 ‘기생충’이 900만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데 ‘지옥고 아래 쪽방’ 보도는 언론판 ‘기생충’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사회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일보가 이런 문제에 대해 계속 보도했으면 좋겠다.

황동일

기획 특집 쪽을 주로 봤다. 우선 2018년 3월부터 시작한 ‘우리 시대의 마이너리티’ 기획인데 1회가 고도 비만 문제였다. 그 후로 32회차를 이어오고 있다. 채식주의자, 입양아, 검정고시인, 민머리, 왼손잡이, 발달장애인, 정신장애인, 난민, 군 면제자, 전과자 등 미처 우리 시선이 미치지 않는 다양한 문제들이나 이슈들을 굉장히 균형 잡힌 시선으로 다뤄주고 있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감사 드린다. ‘강소기업이 미래다’, ‘파이팅! 중견기업’도 장기 연재물이다.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기사를 고정기획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강소기업’시리즈는 이번이 108번째, ‘중견기업’은 38번째였는데 부디 500회, 1,000회까지 채웠으면 좋겠다.

6월19일자 1면 ‘손혜원, 목포시장 면담 때 개발계획 넘겨받았다’ 기사는 폭발성 있는 기사다. 그런데 (다툼 여지 있는 내용을) 인용부호 표시를 하지 않고 기정사실화하는 수준에서 처리했다. 아직은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진행되는 사안이다. 단정적으로 기사를 쓰지 않았나 우려가 들었다.

최광범

잘된 기사를 보는 눈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지난 한 달 잘 된 기사들이 많았다. ‘스타트업! 젊은 정치’기사가 돋보였다. 타 매체도 비슷한 기획을 실었지만, 한국일보는 청년 문제에 집중해서 효과를 극대화했다. 내용 측면에서도 통계, 취재원 등 흠잡을 수 없을 정도로 입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접근한 기획 기사였다. 매주 월요일자 ‘뷰포인트’와 ‘특파원 24시’도 칭찬하고 싶다. 한국일보가 특파원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뷰포인트’는 그 주에 세계 각국에 어떤 일들이 전개될지 예고해준다. 독자친화적 기사의 표본이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한국일보 편집국 기자들이 공유할 가칭 ‘익명 취재원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공유했으면 좋겠다. 상당부분 기사에 익명 처리가 관행화 돼있다. 한두 건이 아니다. 익명 기사는 기자가 정말로 취재를 한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물론 무절제한 익명 취재원 활용은 한국일보만이 아닌 우리나라 언론계 전반의 문제다. 한국일보가 앞장서서 익명 처리 기준을 만들어서 운용하면 한국언론 신뢰도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다.

조희정

전체적인 구성, 정치면, 여성섹션 중심으로 봤다. 최근 뉴스가 많기는 했지만, IT분야의 보도비중이 확실히 확대됐다. 기사의 다양성이 풍부해졌다. 한국일보는 소수자, 권익보호, 문화, 스포츠 분야에 강점이 있는데 정치나 경제 분야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분야별 균형이 맞춰졌으면 한다. 정치나 경제가 거기에 가려진다는 느낌이 많다.

경제면의 사회적기업, 중소기업, 강소기업 등의 말들은 지금의 트렌드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용어다. 트렌드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담는 호명을 해야 한다. 아니면 ‘제조업의 위기’’창업이란 바람의 허구성’ 등 비판의식을 담아야 할 것 같다.

온라인 부분에서는 콘텐츠 공유나 확산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소셜미디어 내 한국일보 기사가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보수적이란 느낌이 강하다. 독자의 취향, 수요를 맞추는 뉴스 소비와 유통 능력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간단한 뉴스 해설이나 가공, 큐레이션, 과거 뉴스를 현재에 맞게 재해석하는 등 요즘 독자들이 클릭하게 하는 뉴스가 필요하다. 일상적인 뉴스에 노출된, 일상적인 독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온라인 큐레이션 뉴스 서비스 부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은기

5월16일자 ‘뷰엔: 버스전용ㆍ가변차로… 복잡해지는 신호등 초보ㆍ고령운전자 진땀’기사는 보기가 불편했다. 사진이 요란해서 보기가 불편했다. 5월21일자 ‘국가수사본부장도 대통령이 임명… 표적수사 논란 벗어날 수 있나’ 기사에 조국 민정수석이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사진 촬영할 장소를 안내하는 사진이 함께 붙었다. 왜 이 기사에 이런 사진이 쓰이는지 궁금증이 들었다.

5월23일자 ‘뷰엔: 확대 설치 앞둔 바닥신호등 정말 실효성 있나’는 바닥신호등 이야기다. 우리 학교 앞에도 있다. 왜 있는지 몰랐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제대로 신호등을 보지 않고 건너는 일이 많아져 생겼다고 하더라. 왜 생겼는지, 지금 문제들이 뭐가 있는지 등을 잘 이야기해줬다. 재미있었다.

한국일보는 대한조현병학회와 공동 기획을 한다. 조현병 환자들이 정말 위험한지,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들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6월4일 온라인에 ‘조현병 40대, 어린 아들 태우고 고속도로서 역주행… 3명 사망’기사가 나왔다. ‘조현병 바로 알기’ 기획을 하는 신문사에서 정반대되는 제목 프레임을 붙였다. 한국일보 내부에서는 문제의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지와 비교하면 한국일보 칼럼 구성이 더 재미있다. 한국일보 칼럼에 전문가의 의견보다 작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우재욱

기획 기사가 좋았다. ‘고용절벽의 비극 20대 산재 리포트’와 ‘스타트업! 젊은 정치’둘 다 좋았다.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고용절벽의 비극’ 기사는 근로복지공단 자료를 많이 의지해서인지 현장감이 떨어진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 법조ㆍ법률 기사에서는 6월4일자 ‘환자 사망 사고에도… 버젓이 ‘무사고 병원’ 배짱 광고’가 눈에 띄었다. 병원 측이 의료 사고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받고도 ‘무사고’라는 광고를 하면서 영업했다는 내용이다. 6월11일자 ‘사법농단 피고인들, 뒤늦게 체감한 재판 부조리’는 사법부 수장이었거나 사법 행정 책임자였던 피고인들이 수사ㆍ재판 당사자가 되니 수사ㆍ재판 과정의 법적인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는 기사다. 공감이 갔다.

사소하지만 기본적 실수가 몇 군데 있었다. 6월14일자 10면 ‘헌재로 간 최저임금’기사에 ‘김이수’ 재판관이 두 번 나온다. 김이수 재판관은 지난해 9월 퇴임했다. 이석태 재판관이 들어갈 자리다. 정정 기사도 없었다. 체크가 필요하다. 5월17일자 ‘기사회생한 이재명 1심서 혐의 모두 무죄’ 기사에도 실수가 있다. 형사재판이므로 ‘피고인’이 맞는데 피고라고 했다.

신성현

청년 기사가 많아졌고 연재물이 좋았다. ‘스타트업! 젊은 정치’, ‘고용절벽의 비극 20대 산재 리포트’가 연재됐다. 성폭력, 독성 물질, 스트레스, 건설 현장 사고 등 근로복지공단이나 산업안전보건공단의 결과, 데이터를 활용했다. 다만 ‘고용절벽’ 시리즈 매회 문패 제목이 굉장히 강했다. ‘위험 대물림하는 현장’은 저소득 가구의 자녀, 청년들이 결국 대물림해서 위험한 현장에 간 것을 의미하지만, 기사에는 아버지와 같이 건설 현장에 갔다가 사고 당해 죽음을 맞이한 청년 내용만 있었다.

6월3일자 ‘갈길 잃은 세계의 민주주의’는 상중하 3회로 나간 시리즈다. 온건과 중도가 무너지면서 세계적으로 극단적 민족주의나 좌편향이 나타나는 사례를 짚었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브라질 사례를 데이터와 함께 보여줬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될 수 있다. 남의 의견을 듣지 않고 가짜 뉴스가 사회적으로 유통될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다. 국제 관련 기사지만 의미가 있었다. 6월13일자 ‘2기 신도시서 강남 출근 본보 기자 3인의 체험기’도 기자 3명이 직접 나선 밀착형, 체감형 기사여서 의미가 있었다.

김혜원

‘뷰엔’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6월13일자 ‘뷰엔: 점자 안내에 인색한 사회’는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인식된 자판기 음료 정보를 가시화한 것이 인상 깊었다. 기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독자들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한 기사다. 다만 전반적으로 온라인에서 기사를 볼 때가 더 나을 때가 많다. 지면으로 나올 때도 효과적인 편집에 대해서 더 고민해 주면 좋겠다.

기획 기사도 좋았다. 한국일보가 기획 기사를 굉장히 많이 준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신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스타트업! 젊은 정치’, ‘고용절벽의 비극 20대 산재 리포트’, ‘밀레니얼 밸리, 혁신의 심장을 가다’ 등을 관심 있게 봤다. ‘솔까말’을 비롯해 새로운 기획 기사를 보면서 한국일보의 일관성 있는 시선을 많이 배웠다. 소수자, 청년세대, 다양성을 중시하는 면모도 볼 수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지금 20대에서 30대 후반들이, 한국일보에서 이런 기획기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상당히 많이 보게 될 것 같다. 그것을 알리는 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민규

한국일보의 65주년 창간 특집을 보면서, 정작 한국일보의 65년 역사를 짚어보는 코너가 없어 아쉬웠다. 앞으로 한국일보의 좋은 기획기사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상도 탈 수 있도록 회사 차원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옥고 아래 쪽방’과 같은 기획은 1년 동안 장기적으로 보도해도 부족함이 없다. 주거 문제를 공론화하고 확산해서 솔루션 저널리즘으로 가거나 서울 시내를 넘어 5대 도시까지도 확장해볼 수 있다. 좋은 면에서 잘 채찍질해서 기사 품위를 업그레이드하길 바란다.

정리=조철환 뉴스3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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