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직장갑질 119’는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을 알리는 캠페인을 열고 있다. 홍윤기 인턴기자

말에는 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늘 우리말에 신경 쓰면서 잘못된 점은 없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내가 하는 말이 곧 나이고, 그 말은 상대에게 영향을 주고 상대의 말로 다시 나에게 되돌아온다. 우리는 말로 각자의 힘을 주고받는다.

요즘 뉴스에서 많이 들리는 화제 중 하나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시행이다. 올해 1월 신설된 이 법은, 정확히는 근로기준법 제76조2와 3에 신설된 조항으로 바로 어제인 7월 16일부터 시행되었다.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여러 기사에 따르면 새로운 법이 시행되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근로자들도 많고 과연 무엇이 ‘직장 내 괴롭힘’인지 판단할 기준에 대한 의문도 많아 당분간은 다소 혼란이 있을 것 같다.

이미 직장 내 상사의 폭력이나 갑질로 표현되는 수많은 사건이 일어났다. 이뿐만 아니라 폭언, 욕설 등과 같은 언어폭력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될 수 있다. 상사가 홧김에 쏟아붓는 욕설, 농담이랍시고 던지는 성희롱적이고 모욕적인 발언들은 당하는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사이에 차곡차곡 쌓여 괴롭힘이 된다. 게다가 물리적 폭력을 동반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고 증명하기 더 어려울 수 있는 것이 언어폭력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괴롭힘이 아닌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자주,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이 언어폭력일 수 있다. 하루 동안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직장이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언어폭력 못지않게 주의해야 할 곳이 직장이다.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 칼이 되어 상처를 주는 힘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이유원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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