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보석으로 석방하는 것과 관련해, 검찰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석방시 강력한 조건을 내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 속행공판에서 “애초 증거인멸 우려로 영장이 발부됐고, 구속기간 갱신 사유도 같은 이유였다”며 “보석으로 풀려난다면 증거인멸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제안한 조건은 △주거지 제한 △보증금 △법원 허가 없는 해외 출국 금지 △가족ㆍ변호인 제외한 외부인 접촉 금지 등이다. 변호인이나 제3자를 통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 또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보석석방 시기에 대해서도 “구속기한이 20여일 남은 시점에서 하기보다는 구속기간 내에 핵심증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신속히 진행한 다음 구속 기간 만료에 근접해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나 이들의 진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검찰은 또 신속한 재판진행을 위해 현재 주2회 이뤄지고 있는 재판을 주3회로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피고인 측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다면 어떤 보석조건으로도 제지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신속히 재판을 진행하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며 “집중심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증거인멸 우려는 무리한 주장”이라며 “구속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석을 결정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구속기한 만료로 풀려나면 자유의 몸이 되는 반면, 보석석방시 수사기관의 감시를 받는 등 일정 조건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보석과 관련해 별도 심문기일은 잡지 않을 예정이며, 양측에 추가의견서를 요청해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보석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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