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러시아제 방공무기 도입 강행에
“터키 결정 매우 실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F-35 스텔스 전투기를 터키에 판매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경고에도 불구하고 터키가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 도입을 강행한 데 따라 미국으로서도 어쩔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로 묶여 안보 협력을 강화해온 두 나라 간 균열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터키가 러시아산 S-400 시스템을 도입한 데 따라 우리는 그들에게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F-35 전투기를 팔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몹시 어려운 상황이 됐다. 미국과 터키 두 나라 모두에게 이득이 안 되는 일”이라며 터키의 S-400 도입에 재차 우려를 나타냈다.

S-400은 러시아 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로 평가되는 최첨단 지대공 요격 미사일 체계다.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S-400 구매 의향을 거듭해온 터키는 결국 지난 12일부터 S-400의 국내 반입을 시작했다.

터키는 이에 앞서 미국으로부터 F-35 전투기 100여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는데, 미국이 터키의 S-400 도입을 극구 반대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러시아의 S-400과 자국의 F-35 전투기를 함께 운용할 경우 자국 전투기의 스텔스 기술 관련 정보가 러시아로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지명자도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터키는 S-400과 F-35 전투기 둘 모두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터키 군 당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터키는 나토 동맹국으로서 미국에 큰 도움이 되는 국가였다”며 “터키의 이번 결정은 매우 매우 실망스럽다”고 했다. 터키에 대한 F-35 전투기 판매가 어렵게 되며 안보 분야에서 다져진 두 나라 간 관계 역시 위협받게 됐다는 얘기다.

다만 S-400 도입 시 터키에 대한 제재를 공언해온 미국이 실제 행동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터키에 대한 제재가 다른 나토 동맹국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데다 대(對)러시아 최전방 기지인 터키의 지정학적 의미 역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S-400 도입을 강행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날 언론사 간담회에서 미국의 제재 움직임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철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양국 간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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