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비서 성추행,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18일 변호인을 통해 “주치의 허락을 받는 대로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외교부를 통해 여권 무효화 사실을 미국 사법당국에 통보하고,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신청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귀국 의사다.

김 전 회장은 비서 성추행 혐의가 불거지기 직전인 2017년 7월 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건너가 2년 동안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김 전 회장이 이민변호사를 고용해 당국에 체류자격 연장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6개월마다 체류기간을 연장해오는 방식을 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성폭행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갑자기 귀국 의사를 밝혔는데 지난해 말 이후엔 경찰에 한 번도 연락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 변호인은 귀국 소식을 알림과 동시에 가사도우미 성폭행 의혹도 부인했다. 변호인은 “김 전 회장을 고소한 가사도우미가 2017년 1월 해고된 뒤 생활비를 받았을 뿐 합의금은 받은 적 없으며 추가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소인 한 쪽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전파돼 김 전 회장의 인권과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을 우려한다”며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사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했다. 가사도우미는 2017년 1월 김 전 회장을 고소했으나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최근 가사도우미의 자녀라는 이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다 김 전 회장 처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한편 경찰은 김 전 회장의 귀국 의사를 밝힌 것과 별도로 국내 송환 절차를 그대로 진행키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무부를 통해 김 전 회장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신청하고 체류기간을 늘릴 수 없도록 미 사법부에 김 전 회장의 여권이 무효화된 사실을 곧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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