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엘사 드레이지는 "저 자신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꾸미는 걸 제일 못한다"며 "한국 관객들에게도 진정성 있는 최상의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젊은 관객들에게 성악가로서 친근한 이미지로 남고 싶어요. 말을 할 때도 자연스러운 어투를 사용하려 하고, 옷을 입을 때도 단순한 옷을 골라요.”

유럽에서 신예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소프라노 엘사 드레이지(28)는 클래식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세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친구들과 친환경 샴푸를 만드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그는 이미 클래식은 고루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난 성악가다. 2016년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라 불리는 오페릴리아에서 최고의 여성가수로 꼽힌 뒤 베를린과 파리 국립오페라 등 무대에 서며 유럽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그가 한국 공연을 통해 아시아 무대에 데뷔한다.

덴마크인과 프랑스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현재는 독일에서 살고 있는 드레이지에게 한국은 머나먼 땅이었다. 그를 한국 무대에 초청한 이는 지난해부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경기필)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마시모 자네티다. 공연을 앞두고 만난 드레이지는 “자네티 선생님이 이곳의 오케스트라는 끊임없이 음악적 영감을 원한다며 저에게 직접 경험해보라고 설득했다”며 “경기필이 젊은 오케스트라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그 젊음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네티와 드레이지의 인연은 2년 전 베를린에서 공연된 ‘라 트라비아타’에서 시작됐다. 드레이지는 “6번의 무대가 모두 호흡이 잘 맞았고, 성악가를 아끼고 편안하게 대해주는 지휘자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도 자네티와 드레이지가 이메일과 SNS를 통해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함께 선정했다. 후기 낭만시대를 대표하는 슈트라우스의 가곡과 말러 교향곡을 들려준다. 세계대전 이후 작곡된 슈트라우스의 ‘4개의 마지막 노래’로 죽음을 노래하고, 2부는 죽음 이후 천상을 다루는 말러 교향곡 4번을 선사한다.

드레이지는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유연한 테크닉이 장점으로 꼽히는 성악가다. 그는 “사람의 목소리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듯, 성악가의 레퍼토리도 자연스럽게 바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대 안팎에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그는 음악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게 아니라 음악 그 자체가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필과 드레이지의 공연은 19일 고양아람누리, 20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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