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ㆍ미일 동맹은 아시아 역내 안정 토대” 강조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 AP 연합뉴스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로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데 대해 미국 조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해온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갈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방한한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7일 “미국은 양국의 해결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일을 할 것”이라 말하는 등 미국 정부가 한일 갈등 관여에 나선 데 이어 미국 정치권 곳곳에서 적극적인 대응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한미일 3국의 유대와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식 발효된다. 결의안은 인도 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 안보를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외교·경제·안보 이익을 위해, 그리고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개방적이고 폭넓은 시스템을 위해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명시했다. 결의안은 또 “미일, 한미 동맹은 ‘평양의 정권’에 의해 가해지는 위협에 대한 대응을 포함, 아시아 역내 안정의 토대”라며 북한 도발에 맞서기 위한 미사일 방어 협력을 포함, 3국간 협력과 방어 파트너십을 향상하는 데 큰 걸음을 내디뎌 왔다고 밝혔다.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은 이날 “한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에 대해 매우 걱정스럽다"며 "한일 양국이 서로 간에, 그리고 우리와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하는 길을 찾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한일 관계에 대해 침묵해온 데 비해 미 의회에선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지난 4월 상원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처리한 데 이어서 최근 한일 갈등이 더욱 심각해지자 하원도 결의안 채택에 나선 것이다. 26일에는 한미일 3개국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는 회의체인 제26차 한미일 의원회의가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3국 의원들이 한일 갈등을 두고 머리를 맞대는 자리도 마련된다. 우리측에서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7명 안팎의 여야 방미 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싱크탱크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수훈 전 주일대사는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최근 미국의 분위기와 관련해 “미국이 처음에는 한일 두 나라가 알아서 잘 해법을 찾으라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단계를 조금 넘어서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가 확실히 감지되고 있다”며 “초기엔 중립을 유지한다는 입장에서 우려를 넘어 심각하다는 인식에 도달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18일 일본 언론들과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내주 중 일본과 한국을 연쇄 방문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방문이 이뤄질 경우 볼턴 보좌관은 스틸웰 차관보에 이어 한일 갈등 상황과 관련한 미국의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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