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은행 예ㆍ적금과 대출 금리도 차례로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거란 관측이 높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날 “다음 주 중에 수신 금리를 0.1∼0.3%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은행도 다음 주 후반쯤 수신금리를 낮출 계획이다. 다른 은행들도 시장 상황과 예대율(예금-대출 비율)을 보며 수신금리를 언제, 얼마나 조정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종합 고려해 늦어도 이달 안에는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출금리는 대부분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돼 있어 차차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 수신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수신금리 하락이 코픽스 조정으로 연결되면 그만큼 대출금리도 낮아지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금리인하 전망이 시장에 먼저 반영돼 대출금리가 이미 낮아진 측면이 있다”며 “당장 대출금리가 더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금리인하 추세가 이어진다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통상 금리가 낮아지면 시중 유동자금이 높은 수익률을 좇아 부동산으로 흘러가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요소는 고금리보다 정부 대출 규제와 경기 침체이기 때문이다. 또 분양가상한제 등 추가 규제도 예고돼 있어 다수 전문가들은 당장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실물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데다 대출 규제 강화, 세금 인상, 추가 규제 대책 예고 등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며 “글로벌 부동산 경기의 조정 흐름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만 나홀로 상승세를 보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리인하가 한 차례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될 경우 1,17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금리 변화는 유동자금 방향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면서 “낮은 이자 비용과 유동성이 ‘승수효과’를 일으키며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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