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명 모여 총파업 대회, 경찰과 충돌 없이 마무리
민주노총 조합원 7,000여 명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너편에서 전 조직 전국 동시 총파업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정부의 그럴싸한 모양새 갖추기에 들러리 설 생각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기만적인 노동정책에 대한 우리의 폭로와 투쟁으로 노정관계는 전면적 단절로 이어질 것이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수도권 대회가 열린 1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교차로에 집결한 조합원 7,0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이렇게 경고했다. 33도를 웃돈 땡볕 아래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민주노총 단결투쟁, 노동개악 분쇄하고 노동기본권 쟁취하자”라고 구호를 선창하자 조합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따라 외쳤다.

이들은 이날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겨냥해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제 개편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재벌개혁과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1만여 명을 국회로 이어지는 길목마다 배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대회 결의문을 통해 “노동자를 장시간 노동 수렁으로 밀어 넣고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악해 임금인상 요구에 재갈을 물리려는 국회 무뢰배에 맞서겠다”며 총파업 이유를 밝혔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에 이어 단상에 오른 김명환 위원장은 정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무던히도 대화하고 설득했는데 저임금 문제는 사실상의 최저임금 삭감으로 박살냈고, 장시간 노동 문제는 탄력근로제로 망쳐버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얘기했더니 노조파괴법을 들고 나오고, 비정규직 철폐를 말했더니 자회사로 옮기지 않는다고 1,500명을 대량 살상하고, 재벌을 바꾸랬더니 최저임금 제도를 바꾸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의 피를 빨아 제 욕심 채울 생각만 하는 자본가와 같은 편에 선다면 민주노총은 정부의 모양새 갖추기에 들러리를 설 생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집회 이후 국회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했지만 경찰 벽에 가로막혔다. 집회 전 민주노총은 국회대로로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불허 결정을 받았다.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도 기각됐다.

올해 3월 말과 4월 초 민주노총의 국회 앞 집회 때 격렬한 충돌을 경험한 경찰은 국회로 향하는 길목마다 경력을 배치했다. 4월 집회 도중 파손됐던 국회 울타리 주변까지 틀어막아 국회 경내 진입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가 최저임금, 유연근무제 관련 안건 상정 없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합원들이 해산하며 집회는 오후 5시쯤 마무리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국회 노동개악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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