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일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다는 결론을 내리자 3일 일본 현지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사설을 게재했지만 언론사의 성향에 따른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극우 성향으로 지목되는 산케이 신문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대해 “타당한 판단”이라며 “한국의 반발에 흔들리지 말고 국가의 의지를 일관한 것으로 지지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국은 왜 현실을 마주보지 않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의 감정적인 행동은 묵과할 수 없다”면서 “일본은 사실관계에 기초해 숙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한국 정부의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철회 맞대응을 겨눈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아사히 신문은 “양국 관계에 결정적인 상흔을 남길 우려가 있는 일련의 수출관리를 일본은 재고해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편, 문재인 정권은 대응책으로 안보문제에서 일본과의 협정을 파기하는 것의 검토에 들어갔다”며 “그러나 북한이 군사도발을 계속하는 가운데 양측에 유익한 안보협력을 해소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GSOMIA 파기 가능성이 한국에서 흘러나오자 이를 우려하는 반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한국이 안보상의 우려를 불식할 필요가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일본) 정부도 과도한 무역제한은 엄중히 경계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마이니치신문도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한 전날 결정에 대한 사설에서 “제외는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 대응”이라며 “이는 한일관계를 역사적 갈림길에 서게 하는 것으로, 과거의 마찰과는 차원이 다른 대립이 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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