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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조선신궁터에 위안부 기림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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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조선신궁터에 위안부 기림비 세운다

입력
2019.08.12 11:15
수정
2019.08.12 18:4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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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 조선신궁터 부근에 세워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서울시 제공
서울 남산 조선신궁터 부근에 세워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서울시 제공

일제 식민 지배의 상징인 서울 남산 조선신궁터 부근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동상이 세워진다.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 정의기억연대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기림비 제막식을 갖고 시민들에게 처음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8월 14일은 1991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이다.

기림비는 고 김학순 할머니의 모습을 실물 크기로 표현했다. 손을 맞잡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160㎝ 크기의 세 명의 소녀(한국ㆍ중국ㆍ필리핀) 형상도 포함됐다. 시민들이 위안부 피해 문제를 더 가깝게 느끼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단 없이 동상이 땅을 딛고 서 있게 만들어 눈높이에 맞췄다.

201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치된 기림비를 만든 미국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가 이번에도 제작했다. 당시 기림비 건립에 큰 역할을 했던 미 캘리포니아 비영리 단체인 ‘김진덕ㆍ정경식 재단’이 시에 이번 기림비 기증을 제안했다. 이후 교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동상 제작이 이뤄졌다. 지난달 부산항을 거쳐 서울로 온 기림비의 제작부터 선적까지 일체 비용을 재단이 부담했다.

기림비의 정식이름은 시민공모를 통해 정해진다. 16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정의기억연대 홈페이지(womenandwar.net)에서 응모 신청서를 내려 받아 전자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공식 이름을 새긴 동판 현판식은 12월 중 현장에 설치된다.

김한일 김진덕ㆍ정경식 재단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투쟁, 용기를 기억하며 평화와 정의를 기원하는 서울 기림비는 샌프란시스코 기림비와 함께 인신매매와 성폭력 근절을 일깨우는 상징물”이라며 “후세대들의 인권의식을 향상시키고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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