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60세 미만’에 납부 길 막혀... 수급연령 62세 일치하도록 상향 논의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회원들이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노인빈곤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개혁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히며 사회적 논의 재개를 촉구했다. 뉴스1

올해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한 김모(62)씨는 최근 2년간 계약직 신분으로 직장생활을 했지만 그동안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았다. 현행 국민연금법이 의무가입기간을 만 18~60세 미만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직장을 다니는데도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한다는 게 아쉬웠다. 가입기간을 늘리면 연금 수령액도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김씨처럼 만 60세가 넘어도 국민연금 가입자격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가입하는 길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국회에 제안할 국민연금 개혁안을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원회(경사노위)가 의무가입기간을 만 60세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경사노위 관계자에 따르면 경사노위 산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연금특위)는 지난 16일 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이러한 의무가입기간 상향 방안을 논의했다. 연금특위는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어떻게 조정할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로 4월 사회적 대화 논의 시한이 종료됐지만 지난달 26일부터 비공식 논의를 재개한 상태다.

의무가입기간 상향 제안의 핵심은 올해 현재 2년의 격차가 있는 가입연령 상한(만 60세 미만)과 수급연령(만 62세)를 일치하게끔 조정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수급연령은 1998년 1차 제도개혁 당시 재정 안정을 위해서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올리도록 정해져 2033년이면 만 65세까지 올라간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만 60세 이상 국민연금 미가입자는 공적연금에 의한 노후대비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의무가입기간 상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배적이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수급액이 수급자의 생애평균소득을 대체하는 비율을 말한다. 현재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40%로 설계돼 있지만 이는 가입자격이 40년 유지됐을 때를 기준으로 한 수치다. 만 20세 성인이 됐을 때부터 60세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해서 국민연금을 납부했을 때나 가능한 수치라는 얘기다. 실제 국민연금의 기금 소진 시기를 산출하는 재정추계를 할 때는 국민연금 평균 가입기간을 25년인 안팎으로 상정하고 계산한다. 이를 고려하면 국민연금 가입자의 실제 소득대체율은 40%에 훨씬 미달해, 실질적인 노후 대책이 되지 않고 ‘용돈 연금’을 받게 된다. 의무가입기간을 높이면 그만큼 연금 수급액이 오르니 자연스럽게 소득대체율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위원회가 의무가입기간을 늘리자고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는 재계 위원들이 검토는 해 보겠지만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론 정년연장 문제와도 관련이 있고 국민연금 납부 기간 연장을 거부하는 근로자도 있을 수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이에 대해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공적연금 연구센터장은 “의무가입기간을 연장하면 자칫 민간기업이 60세 이상 근로자를 해고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근로자와 사업주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정부가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을 확대하거나, 고령자의 보험료 본인부담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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