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실적. 박구원 기자

한국 경제의 지나친 ‘반도체 편중 구조’의 민낯이 상반기 상장사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해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 덕에 웃었던 상장사 경영 성적이 올해는 반도체 기업 때문에 더 울상을 짓게 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급락하자,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줄었다.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빼니 순이익 감소폭 호전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574개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87조5,168억원)보다 37.09% 급감한 55조581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무려 42.95% 급감한 37조4,87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기서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상장사 전체 매출액 대비 비중 10.93%)를 제외하면, 오히려 나머지 상장사 실적은 호전된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영업이익(42조2,277억원)은 작년 대비 -25.92%로 감소폭이 줄고, 순이익(27조2,637억원) 감소폭도 36.57%로 줄어든다.

여기에 SK하이닉스까지 제외하면 실적 악화폭은 더 줄어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상반기 상장사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작년보다 14.53%와 27.88% 감소한 40조2,236억원과 25조6,2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작년 상반기와 정반대다. 지난해 상반기엔 2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전체 상장사(536개사) 영업이익은 8.56% 늘어났고, 순이익은 1.27%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자 나머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겨우 0.2% 늘어났고 순이익은 7.3%나 뚝 떨어졌다. 그만큼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코스피 상장사 전체 실적을 떠받쳤던 것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기업 실적 부진의 직접적인 배경은 반도체 수출 부진”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종 불황이 덩달아 전기전자 업종 순이익도 63.61%나 줄여 국내 기업실적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13개 업종, 2분기 흑자 폭 줄어 

반도체 업종이 실적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나머지 기업들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우선 지난해 대비 흑자로 돌아선 기업(51개사)보다 적자로 전환한 기업(55개사)이 더 많아졌다.

흑자의 질도 좋지 않다. 올해 2분기 흑자 폭이 증가한 업종은 유통업(33.93%), 운수장비(31.94%) 단 2개뿐인 반면, 의료정밀(-84.53%), 섬유의복(-70.4%), 음식료품(-64.92%) 등 13개 업종에서는 흑자 폭이 오히려 줄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수요 둔화로 수출이 8개월 연속 역성장한 것도 기업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2분기에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환평가 손실로 이어져 기업 실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코스닥 상장사들은 상반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 909개사 연결기준 매출액은 89조5,44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조7,731억원으로 5.43% 늘었다. 그러나 순이익은 3조1,791억원으로 12.18% 줄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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