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필리핀, 인도 등 4개국 군함이 지난 5월 2~8일 영유권 분쟁해역인 남중국해를 항행하는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모습. 훈련에는 미 해군 미사일 구축함 윌리엄 P. 로런스, 일본 해상자위대 헬기 탑재 경항모급 함정인 이즈모와 구축함 무라사메, 인도 해군 구축함 콜카타와 군수지원함 샤크티, 필리핀 해군 호위함 안드레스 보니파시오가 참여했다. 미7함대 홈페이지 캡처

“미국은 ‘전략 측면에서 파산’한 상태다.”

미국은 태평양에서 더는 중국에 대해 군사적 우위를 누리고 있지 못하며, 중국으로부터 동맹을 보호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학 미국학연구센터(USSC)는 19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군이 “위축되어 가는 세력(atrophying force)”이며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위험수준을” 넘어섰고, 중국과의 대립에도 대비가 미흡하다고 분석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도 동맹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종종 나왔으나, 이 보고서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 갔다. 미국이 만일 동맹을 지키고자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보고서는 미국이 중동에서 수십 년간 벌여온 여러 전쟁을 비롯해 파당 정치, 저투자 등이 태평양 지역 동맹들을 위험에 노출했기 때문에 ‘전략 측면에서 파산’했다는 극단적 반응을 보인 반면 중국은 “첨단 군사체계에 대규모 투자를 한 덕분에 지역의 질서에 힘으로 도전할 수 있는 능력을 점점 더 많이 갖춰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후 중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국방예산은 약 75% 증가해 1,780억달러(약 216조원)에 달한다. 실제 예산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USSC는 또 서태평양 지역에 있는 미국 및 동맹국의 기지, 활주로, 항구, 군사시설 대부분에 견고한 인프라가 없어 위협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미군이 도달하기도 전에 대만이나 남중국해의 일본령 도서들을 신속하게 점령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미국이 육상기지에 미사일을 배치해야 하며, 미 해병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호주와 일본 등이 협력해 집단 지역 방위에 나서야 한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안보 정책 싱크탱크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역시 같은 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호주가 인구가 적은 북부 지역에서 군사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코인 ASPI 연구원은 “미래의 분쟁에 대한 우려가 현저히 줄어든 이때” 호주 북부가 전진 작전기지 혹은 분쟁지역으로 가기 위한 ‘디딤판’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군은 남태평양에서 중국의 세력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호주 최북단 다윈항 부근에 약 2억1,000만달러(약2,500억원)를 투입해 새로운 해병대 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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