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공정거래조정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청문회를 앞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1일 기자단의 질문에 서면 답변을 보냈다. 조 후보자는 공정위의 주요 정책인 재벌정책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은 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며 넘어갔다. 개각 명단 발표 당시 ‘제2의 김상조(전 위원장ㆍ현 청와대 정책실장)’로 불리며 재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은 자기 색깔을 드러내지는 않으려는 모습이다.

조 후보자는 정부가 제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반영된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부 입장이 정리됐으니, 국회에서 충실히 논의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검찰과의 협조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하면서 여러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수준의 원론적 답변만 내놓았다.

혁신성장과 관련해서는 “디지털경제, 플랫폼기업 성장 등 새 흐름에 따라 시장 경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경쟁당국의 역할이 긴요하다”며 “경쟁과 혁신을 높일 제도적 기반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역시 공정위가 지난 3월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공정거래 정책에 대해서는 “공정위의 여러 법 집행이 어느 하나 소홀해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임 김상조 위원장이 재벌개혁과 갑을관계에 집중해 왔다면 조 후보자는 담합이나 독과점 등 시장 경쟁질서와 관련한 업무에도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지난 9일 지명 후 첫 출근길에서도 “정책 방향은 청문회 통과 후 말하겠다. 내정자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당시 “재벌개혁과 공정경제,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시장의 관심을 샀지만 그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은 아직 없는 상태다. 앞서 김상조 전 위원장이 지명 다음날 기자회견을 자처해 “대기업 전담기구인 기업집단국을 만들겠다” “4대그룹은 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판단하겠다” 등의 소신을 밝힌 것과는 대비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 후보자 취임 후에도 공정위에 김 전 위원장의 잔상이 진하게 유지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공정위는 “위원장의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조 후보자가 말을 아끼고 있다”고 설명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오랜 학자 생활에다, 아직 정식 임명 전인 상태를 감안해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다”며 “청문회에서 구체적인 방향성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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