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코스닥 우량주 손꼽힌 ‘리드’ M&A 전후 시세조종 범죄 주목 
 코넥스 상장사가 100억에 인수 회삿돈 200억 빼돌린 정황 포착 
서울남부지검.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의도 저승사자’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영기)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때 코스닥 시장의 중견 우량주로 꼽혔던 리드에 대한 강제수사 절차에 들어갔다. 전문 주가 조작꾼 개입 여부가 밝혀질 지 주목된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합수단은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디스플레이 장비 전문업체 리드의 경기 성남시 판교동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이 회사 대표 A씨를 입건했다.

합수단은 지난 2016년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에 상장된 B사가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를 100억원 규모로 인수한 직후 200억원 규모의 회삿돈이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B사가 리드를 인수한 자금 100억원을 어디서 마련했는지, 횡령한 것으로 보이는 돈 200억원을 어디에다 썼는지 추적 중이다. 또 유명 연예인의 전 남편이 연루됐다는 첩보도 입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드는 디스플레이 장비를 전문으로 하는 중견 기업으로 2014년 9월 코넥스 시장에, 2015년 11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그러나 2016년 7월 당시 최대주주이기도 해던 모 대표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B사가 최대 주주가 된 뒤 최근 3년간 최대주주만 5번 교체되는 등 극심한 경영 불안을 겪었다. 이 때문에 한 때 3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2,000원대로 추락했고 ‘좀비 기업’이라는 오명도 뒤집어썼다. 지난 7월에는 리드가 북경모터스의 전환사채(CB)를 획득하는 조건으로 62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다 중단된 적이 있는데, 북경모터스 투자 취소를 공시하기 불과 일주일 전 최대주주가 지분 전량을 장내에서 매도해버려 2대 주주가 새로운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합수단은 리드가 전형적인 무자본 M&A 범죄에 휩쓸린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무자본 M&A란 인수자가 차입금 등을 이용해 자기자본도 없이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상장사를 인수한 기업사냥꾼이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명분으로 차입 상환금 등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고, 실제 자금은 비상장주식에 사용하는 등 불투명한 자금거래를 일삼는 경우가 많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무자본 M&A 추정 기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뒤, 리드가 포함된 코스닥 상장사 50여곳을 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합수단은 리드의 주가 변동에도 주목하고 있다. M&A 소식으로 리드 주가는 일주일간 약 50% 이상 급등하더니, 이후 7일간 연속으로 50% 가까이 떨어졌다. 합수단은 이 과정에서 단기간의 시세 차익을 노린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가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제법 큰 금융투자회사와 자산운용사, 전문 주가조작꾼들이 개입됐다는 소문들이 시장에 나돌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수사에 착수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수사 방향이나 대상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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