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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 코앞 극우 본색 드러낸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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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선 코앞 극우 본색 드러낸 네타냐후

입력
2019.09.16 18:10
수정
2019.09.16 19:0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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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5일 요르단강 서안 요르단 밸리에서 이 곳의 유대인 거주촌을 승인하는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5일 요르단강 서안 요르단 밸리에서 이 곳의 유대인 거주촌을 승인하는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총선(17일)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극우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재집권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민감한 이슈인 정착촌 건설 문제를 밀어붙이는 등 보수층 표심 결집에 나선 것이다. 혼전인 선거 판세를 감안해 지지 세력을 확실히 붙잡아야 승리에 유리하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1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 요르단밸리에서 내각 회의를 열고 이곳에 있는 유대인 거주촌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거주촌에는 30가구가 살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스라엘 정부가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거주촌을 정부 관할 정착지로 전환하겠다는 공식 선언과 같다.

사실 이스라엘의 승인 여부와 상관 없이 서안지구에 존재하는 120개 유대인 정착촌(40만명)은 전부 불법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서안지구를 강제 점령한 후 정착촌을 꾸준히 늘려왔는데 ‘제네바협약’은 피점령지에 점령국 주민을 이주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점령 자체는 물론, 정착촌도 모두 불법이어서 당연히 이 지역을 독립국 핵심 거점으로 삼으려는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는 10일에는 총선에서 이기면 서안지구 면적의 30%를 차지하는 정착촌들을 합병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네타냐후가 외부의 거센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강경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서다. 앞서 4월 치러진 총선에서도 과반(61석)에 1석이 모자라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했다. 이미 이스라엘 최장수(13년 6개월) 총리 반열에 오른 네타냐후이지만 재선거 판세 역시 녹록하지 않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전체 120명 의원을 뽑는데 여론조사 결과, 집권 우파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전 군 참모총장의 중도 청백당이 각각 32석씩 확보하는 초접전 양상으로 나타났다. 친네타냐후 성향 우파 연대를 합쳐도 50석대 후반에 그쳐 누가 최후의 승리자가 될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네타냐후는 정당 득표에 따라 의석이 배부되는 선거시스템을 십분 활용해 보수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정착촌 건설 이슈를 매개로 우파 결집을 노리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네타냐후는 요르단강 서안 점령 유지를 원하는 극우세력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타냐후의 이런 ‘집토끼 지키기’ 전략의 성패를 가를 중요 변수 중 하나는 아랍계 유권자의 투표율이다. 4월 총선에서는 아랍계 정당들이 분열한 탓에 의석도 기존 15석에서 10석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번엔 아랍계 4개 정당이 7월 일찌감치 합당을 선언하고 네타냐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 800만 국민 중 아랍계는 6분의 1. 캐스팅보트로서 최소 조건은 갖춘 셈이다. 아랍정당연합을 대표하는 아이만 오데는 “아랍계 유권자 투표율이 65%만 넘겨도 네타냐후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들의 4월 총선 투표율은 49%에 그쳤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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