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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김현종과 언쟁, 부인 않겠다” 청와대의 ‘외교부 패싱’ 불만 터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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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김현종과 언쟁, 부인 않겠다” 청와대의 ‘외교부 패싱’ 불만 터진 듯

입력
2019.09.16 17:59
수정
2019.09.16 22:4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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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문 대통령 중앙아시아 순방 때 ‘영어로 언성 높여 다퉜다’ 소문 

 김현종, 차기장관 거론 ‘알력 다툼설’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 참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 참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언쟁을 벌인 적이 있다고 밝혀 일각에서 제기돼 온 두 사람 간 불화설을 사실상 시인했다. 외교부 수장인 강 장관이 차관급인 김 차장과 말다툼을 벌인 사실도 이례적이지만, 평소 신중한 언행을 보이던 강 장관이 이를 감추지 않고 인정한 배경도 심상치 않다. 청와대의 ‘외교부 패싱’이 계속되면서 강 장관의 누적된 불만이 터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 4월 김 차장과 다툰 적 있지 않나”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이 “김 차장이 외교부 직원을 불러 혼냈고, 두 분은 싸우다 나중에 영어로 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자 강 장관은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4월 중앙아시아 순방 직후에는 강 장관이 김 차장과 언성을 높여 다퉜다는 소문이 새어 나왔다. 외교부가 작성한 문건의 맞춤법 등을 이유로 김 차장이 외교부의 업무처리방식에 불만을 나타냈고, 강 장관이 “우리 직원에 소리치지 마라”는 취지로 맞받았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언쟁 과정에서 영어로 “It's my style(이게 내 방식)”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외교부를 ‘친미 일변도’라고 견제하면서 청와대와 외교부의 갈등은 예견된 일이란 반응이 파다하다. 다만 강 장관이 김 차장과의 갈등을 시인할 정도로 감정의 앙금이 깊어진 것 아니냐는 게 외교가의 우려다. 특히 김 차장이 지난 2월 청와대에 입성하고, 외교부 업무에 개입하는 일이 잦아지며 갈등이 커졌다는 후문이다. 김 차장이 강 장관을 ‘패싱’하고 외교부 과장급에게 직접 지시한다는 얘기를 듣고 강 장관이 발끈했다는 것이다. 다만 개혁적 성향인 김 차장이 상황 관리에 집중하는 외교부에 불만을 가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현직 외교부 장관과 차기 장관의 ‘알력 다툼’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외교가에선 김 차장을 차기 외교부 장관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 의원이 “외교부 직원 사이에서 강 장관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후임 장관으로 김 차장이 올까 봐 그런다는 것”이라고 하자, 강 장관이 답 없이 웃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강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평양 초청 의사를 담은 친서를 보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친서가 있었다는 것은 저희도 미국측으로부터 상세히 들었다”고 답했다. 이날 한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0일 트위터에 공개한 김 위원장의 친서와 별개로 평양 초청 의사를 담은 비공개 친서가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외교부는 “강 장관의 답변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공개한 친서에 대한 것”이라며 “언론이 보도한 평양 초청 친서와 관련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김민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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